▲따리 고성의 야경과 창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길
서종규
따리(大理)는 차마고도의 중간 거점으로 중국 윈난성 서부 인구 14만 정도의 조그마한 도시이다. 당나라 때 건립한 이 도시엔 백족이 살고 있는데, 해발고도는 약 2000m 정도에 얼하이(洱海)라고 불리는 거대한 호수(250㎢ 정도)가 있다. 호수 주변에 집을 집고 살면서 농업과 어업, 관광을 중심으로 하는 도시이다.
따리는 시솽반나에서 푸얼스를 지나 티벳으로 이어지는 차마고도의 중요한 교통 요지다. 시내에서 벗어난 한 마을에 가면 차마고도를 다녔던 마방들이 머물렀다는 쉼터가 있고,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전시물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들은 그곳까지 가지 못하였다.
서쪽으로 히말라야 마지막 봉우리라는 창산(蒼山, 4122m)이 있다. 1253년 원나라 몽고군의 쿠빌라이칸이 이 창산 말을 타고 넘어와 따리국을 정복하였다고 하여 더 유명한 산인데, 산 정상은 하얀 눈이 그대로 쌓여 있고, 이 눈이 녹아서 흘러내린 물이 얼하이 호수에 흘러들어 농업과 어업이 활성화된 도시이다.
따리의 고성은 야경이 휘황찬란하다. 조명이 아주 잘되어 있어서 멀리서 보면 성 전체에 별들이 반짝이는 것 같다. 특히 남문과 고성 중앙에 있는 오화루의 조명이 아름답다. 사각형의 성으로 둘러싸인 고성은 좌우로 길들이 가지런하게 놓여있고, 그 길을 따라 많은 집들이 늘어서 있다. 그 집들 모두 대표적인 보이차를 비롯한 각종 차와 각종 민속제품, 여행 기념품 등을 팔고 있었다.
따리 창산 아래에는 당나라 때 건립하였다는 삼탑사가 있는데, 높이 70m가 되는 탑 세 개가 따리의 파수꾼처럼 우뚝 솟아 있다. 창산을 오르면서 내려다 본 따리의 모습은 탑과 고성, 그리고 푸른 논과 밭, 넓은 호수가 한 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