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4일 오후 2시 25분]
용산참사 유가족들 청와대 인근 담벼락 시위
배은심씨 "20여년전 내모습과 똑같아 울화가 치민다"
용산참사 유가족 10여명과 배은심 민가협 회장 등 각계인사 20여명이 4일 오전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행진하다가 이를 막는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몸싸움 도중 이번 참사로 숨진 고 윤용현씨의 부인 유영숙씨가 청와대 인근 건물의 담벼락에 올라가 "서한이 전달될 때까지 절대 내려오지 않겠다"며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청와대 부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용산 참사와 검찰의 편파적 수사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고 윤용현씨의 부인 유영숙씨는 "그들은 철거민들을 3번 죽였다. 불태우고, 허락없이 부검하고, 이제는 살인자로 몰아가려고 하고 있다"며 "어제는 항의서한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오늘은 반드시 청와대 안까지 들어가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는 "유가족들은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끼니를 굶어가며 움직인다. 20여년 전의 내 모습과 똑같아 울화가 치민다"며 "이 사건은 경찰의 '과잉충성'이 낳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낮 12시께 기자회견을 끝낸 유가족들은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로 행진했다. 그러나 경찰 100여명이 가로막으면서 유가족들과 15분 정도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항의서한 전달을 가로막는 경찰들에게 한 유가족이 영정사진을 휘두르자 경찰들이 영정사진을 뺏기 위해 손을 뻗고 있다.권우성
▲ 항의서한 전달을 가로막는 경찰들에게 한 유가족이 영정사진을 휘두르자 경찰들이 영정사진을 뺏기 위해 손을 뻗고 있다.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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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인사들의 만류로 몸싸움을 멈춘 유가족들은 길을 가로막은 경찰들 앞 바닥에 앉아 서로를 부둥켜 안고 오열했다. 이 때 사복을 입은 몇몇 경찰이 "아예 길바닥에 드러눕지" 등 비아냥거렸고, 이에 흥분한 유가족들이 다시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 와중에 유가족 유영숙씨가 높이 2m50㎝ 가량의 청와대 인근의 담벼락에 올라갔다. 유씨는 담벼락에 설치된 CCTV 기둥과 자신의 손을 묶은 뒤 "항의서한이 전달될 때까지 절대로 내려오지 않겠다"며 버텼다.
오후 1시14분께 용산 참사로 아버지 이상림씨가 사망하고 남동생 이충연씨가 구속된 이성연씨가 유씨로부터 항의 서한을 건네받았다. 이씨는 이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대기하고있던 경찰차에 올랐다.
"편지 전달이 확인될 때까지 여기에서 기다리겠다"던 유씨는 1시22분께 이씨가 돌아오자 담벼락에서 내려왔다.
2009.02.04 13:19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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