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민 사망사건 진상조사단 권영국 변호사
박상규
"기대? 검찰은 경찰을 처벌 못한다.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무척 답답한데, 무엇보다 법질서 확립을 이야기하며 인간에 대한 연민이나 아픔 그리고 슬픔 등의 감정을 갖고 있지 않는 정부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권영국 변호사는 '슬픔', '아픔' 그리고 인간에 대한 '연민' 등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런 감정들을 갖고 있지 않은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가 담겨 있었지만, 무엇보다 용산 참사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조사한 사람으로서 슬픔이 서려 있었다.
권 변호사는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 진상조사단(아래 진상조사단)'에서 활동하며 지금까지 용산 철거민의 법률 대리인을 맡아왔다. 용산 참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9일)를 앞두고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권 변호사는 지난 6일 서울 서초동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실에서, 그리고 8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검찰 수사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검찰, 철거민 불법행위 조사 땐 연휴도 쉬지 않더니...""기대하지 않는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검찰 수사 발표에 대한 그의 일성이다. 권 변호사는 "검찰은 철거민 위법에 대해서는 설날 연휴에도 엄청난 인력을 동원해 수사했지만, 경찰과 용역 위법에 대해서는 몇 명 진술만 듣는 방식으로 조사했다"며 "검찰은 이미 경찰의 처벌을 포기했다"고 편파 수사를 비판했다.
이어 권 변호사는 "검찰이 정부와 코드 맞추기를 했다"며 "객관성을 잃은 검찰은 결국 국민에게 신뢰도 잃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전철연이 망루를 설치하고 화염병과 시너를 동원한 시위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그 때는 참사가 벌어지지 않았다"며 "결국 경찰의 성급한 진압이 과거와 달랐는데, 그것이 용산 참사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권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편파 수사 논란이 있는데, 지금까지 검찰 수사를 어떻게 평가하나."검찰의 수사 결과는 뻔히 예상된다. 용산 참사 원인을 결국은 철거민들의 과격 행위 탓으로 돌릴 것으로 보인다. 기대는 이미 접었고, 반박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 구체적으로 검찰 수사에서 무엇이 편파적이고 문제인가."화재원인 등에 대해 의지를 갖고 인지수사한 게 아니라, 형식적으로 했다. 철거민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청난 인력을 동원해 설날 연휴도 쉬지 않고 물증을 찾아내려 노력했다. 그런데 경찰과 용역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몇 명 불러 진술만 들었다.
경찰과 용역의 무선 교신 자료는 있는데, 위법의 증거는 없다? 검찰이 증거를 찾아내야지, 그렇게 하고선 정말 수사를 했다고 말할 수 있나. 사진 등 여러 증거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무엇을 수사했는지 의문이다. 정말 화가 난다. 이렇게 해서 용산 참사로 돌아가신 분들이 제대로 눈을 감을 수 있을까. 검찰은 경찰의 처벌을 포기했다. 결론은 이미 나왔다."
"정부와 코드 맞춘 검찰, 국민 신뢰 못 받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