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 복이 와요. 웃음이 명약이라네.
2월11일은 다양한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과 이를 돌보는 가족, 각 분야의 봉사자를 기억하며 관심과 사랑을 표현하는 세계 병자의 날로 지정되었다.
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한 폭소콘서트가 부천 성가병원 2층 로비에서 11일 오후 6시 30분부터 8시까지 전기석(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격려 말과 함께 보호자와 환자 가족들이 함께한 가운데 시작 되었다. 매일 힘겨운 병마와 싸우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일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2층을 향하여 계단을 오른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고통에서 벗어나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이들에게는 유익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흥겨운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었다.
이곳 부천성가병원에서는 원목실 담당 전기석 신부와 담당 수녀들이 환자와 가족들에게 잠시나마 고통을 잊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폭소 콘서트를 열게 되었다고 한다.
사회자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음악인들과 함께 진행하는 폭소콘서트는 연2회 정도 하고 있으며 웃음치료와 음악을 통한 치료도 월2~3회 정도를 하고 있다고 전기석 신부는 말한다. 환자나 가족들의 호응도가 좋아 앞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의료진들의 전문적인 치료와 음악치료, 웃음치료도 병행해 가며 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한다.
앗싸! 음악 좋고 분위기 좋고~
평소에는 환자들로 북적거리며 병원에 걸맞게 묵직한 분위였던 2층 로비에 들어서자 진행자의 구수한 입담이 병원을 쩌렁쩌렁 울린다. 폭소콘서트답게 웃음을 자아내는 진행자의 멘트에 환자와 보호자들 모두 박장대소하며 손뼉을 친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고 이긴 사람 5~6명 정도를 나오게 하여 신나는 음악과 함께 춤을 추게 한다. 물론 선물이 걸려 있기 때문에 환자 보호자 할 것 없이 체면불구하고 신나게 춤을 춘다. 링거를 꽂고 휠체어에 앉아 있던 환자가 벌떡 일어서더니 흥에 겨워 춤을 추기 시작한다.
보호자로 나온 나이가 지긋하신 아주머니는 일명 관광버스 춤으로 분위기를 잡는다. 그야말로 병원이 순식간에 반짝이는 조명 빨은 없지만 나이트클럽 분위기로 변했다. 오늘만큼은 환자나 보호자나 힘들었던 시간들을 잊기 위해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막춤을 추고 있다. 보는 이들도 흥에 겨워 박수로 답례를 한다.
진행자의 주문에 맞춰 서로 등을 대고 두드려 주며 안마해주기 시간이 되자 웃음을 잃지 않고 유난히도 즐거워하며 서로를 두드리며 마사지 해주는 가족들이 보인다. 연세가 지긋해 보이는 환자와 가족들이다. 신나는 음악이 흐르자 할아버지께서 웃옷을 벗어 던지고 춤을 추시기 시작한다.
- 환자분 가족인가요? 환자 같지 않게 보기에 건강해 보이시는데 어디가 편찮으신지요?
"네~ 친정아버지예요. 2년 전 폐암 수술을 하셨는데 재발하여 다시 수술을 하셨어요. 아버지께서 성격이 워낙 낙천적인 성격이신지라 회복속도도 빠르고 즐겁게 사시니 금방 쾌차하실 겁니다. 동생과 엄마와 함께 병원을 찾았는데 이런 행사가 있어서 참 좋습니다.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유익한 행사라 생각됩니다."
충남 청양에서 올라온 환자 김봉옥(77)씨의 딸 김일숙(52)씨가 말한다.
노래자랑 시간이 되자 초등학교 2학년부터 77세 된 할아버지까지 앞을 다투어 노래자랑에 도전을 한다. 환자와 보호자 노래자랑이 펼쳐지자 엉거주춤 춤을 추웠던 환자 한분이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노래를 부르자 함께한 다른 환자와 가족들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어 잔잔한 음악이 흐르자 아내에게 의지한 채 서로 보듬어 안고 부부가 부르스를 추기 시작한다. 참 보기 좋다. 진한부부애가 느껴진다. 아내의 정성이 환자가 완쾌하는데 커다란 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내는 잠시도 환자인 남편 곁에서 떠나질 않는다.
아유 힘들어! 그래도 선물 받는 건 즐거워
엿새를 굶었다는 77세 된 환자분은 두메산골을 구성지게 불러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콧등에 맺힌 땀방울을 훔치며 혼신의 힘을 다해 열창을 하시는 모습이 대단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이효리양이 동명이인인 이효리의 'U-Go-Girl'을 힘겹게 부르더니 끝내는 "아유 힘들어"라는 말을 남기자 진행자가 한마디 한다.
"효리야 듣는 어르신들은 더 힘들었단다."
진행자의 순간순간 튀어 나오는 구수한 입담에 한바탕 폭소가 터졌다. 이에 뒤질세라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여학생이 원더걸스에 'Nobody'를 신나게 부르며 박수를 유도한다. 노래도 부르고 푸짐한 상품도 받아가는 환자들을 보면서 오늘만큼은 모든 통증이 사라지고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으리라.
2009.02.12 10:05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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