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입법지원기관의 독립성은 지켜져야 합니다

등록 2009.02.18 11:19수정 2009.02.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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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국회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에 대해 외압?

국회 예산정책처에 이어 입법조사처 외압 논란이 또 불거졌다. 국무총리실은 정부 정책과 상반되는 보고서를 제출한 조사관들의 문책을 요구했다고 하더니, 국회의장실에서는 직접 입법조사처 조사관을 불러 압력을 가했다고 한다. 이 일을 최초로 밝힌 민주당 김종률 의원에 따르면, ‘국회의장실에서 조사관을 불러 해명서를 받았고, 이 자리에 동석한 박계동 사무총장은 향후 입법조사처가 정부여당에 불리한 보고서를 내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독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국회 지원기구에 대한 부당한 정치적 압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 지원기구는 '독립성'과 '중립성'이 생명

국회 입법조사처와 예산정책처는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자료생산을 통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중립적’ 기관이다. 국회입법조사처법과 국회예산정책처법에 규정되어 있듯이 양 기관의 직무수행에 있어 외부로부터의 '독립성'은 그 생명이다. 만약 부당한 외압으로 양 기관의 조사 내용이 영향을 받는다면, 조사의 신뢰도를 담보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외압 의혹이 반복적으로 불거지는 것 자체가 이미 입법부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국회 지원기관이 법으로 규정된 절차와 과정을 지켰다면 그 자체로 기관의 활동은 존중되어야 한다.

당파적 정보와 근거 필요하면 각 정당 정책기관에 문의하면 될 일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에 대한 외압 의혹은 해당 조사관이 지난 6일 ‘국회와 주요국 의회의 질서유지제도’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주요국 의회에서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사례가 없다’는 내용을 적시한 것에서 발생했다. 작년 연말 국회에서 정부여당이 쟁점법안의 직권상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것에 비춰보면 보고서의 내용이 정부여당의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이미 지난 2일 ‘미디어법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미비하다’는 국회예산정책처의 보고서 발표에 대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예산처가 쓸데없는 짓을 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회의장도 국회의원도 잘 알다시피 두 개의 입법지원 기관은 정부여당의 입맛에 맞는 연구결과를 생산하는 기관이 아니다. 의원이나 상임위의 의뢰에 따라 객관적인 사실에 입각해 조사하고 보고서를 생산하는 연구 기관이며,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특정 정당에 유리한 당파적인 내용은 이미 기관 내 연구자간의 검토와 내부 규정을 통해 규제되고 있다.


박계동 사무총장이 언급했다고 알려진 것처럼 ‘보고서 내용이 정부여당에 불리할 때 국회의장실을 거쳐야 한다’면, 야당에게 불리한 보고서가 나오면 야당 대표실을 거쳐야 한다는 논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각 정당이 필요로 하는 당파적 정보 및 주장근거가 필요하다면 각 정당의 정책기관에 문의할 일이다. 국회 지원기관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체 국회의원 및 위원회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국회의 공적 자산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국민 세금으로 세운 공공자산, 국회가 독립성 지켜줘야


국회입법조사처와 예산정책처에 대한 외압 논란은 현재 우리 입법부가 처해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 연말 소위 ‘입법전쟁’이 청와대의 요구에 부응한 한나라당의 쟁점법안 일괄 통과 시도로 발생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보고서의 작성과정이 정당하고, 사실관계에 문제가 없다면 조사자와 보고서 내용에 대해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거나 의혹논란을 벌일 이유가 없다.

지난 17대 국회는 국회개혁의 일환으로 입법조사처 등 지원기구를 확대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국회방송, 인터넷 의사중계를 설치했다. 하지만 18대 국회는 전문성을 높이고 국민과 함께 하려는 노력보다 권력자의 눈치만 보고, 정파적 이해에 따라 압력을 행사하는 등 퇴행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 입법지원 기관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입법지원기관이 객관성과 중립성을 상실해 신뢰를 상실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오게 될 것이고, 정부여당에도 결코 이익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정치에 대한 불신과 비판이 거세도 오늘까지 정치는 조금씩 변화․발전해왔다. 18대 국회는 진정 대한민국 국회를 과거로 되돌릴 것인가? 스스로의 선택에 달렸다.

국회 입법조사처(NARS:National Assembly Research Service)란?

국회 입법조사처는 미국의회조사국(CRS: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를 모델로, 2007년 11월 설립된 초당파적 국회 입법지원기관입니다. 국회 입법조사처(http://nars.go.kr/index.jsp)는 그 설립목적을 '입법 및 정책과 관련된 사항을 중립적, 전문적으로 조사,연구하여 그 결과를 다양한 방식으로 국회의 위원회와 국회의원에게 제공함으로써 국회의 입법 및 정책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된 국회의 독자적인 입법, 정책 조사연구기관"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직무수행원칙으로 이념 및 정파를 초월한 중립성 견지(중립성), 가치판단과 편견이 배제된 객관적 조사, 분석(객관성)과 '전문성','적시성','기밀성' 등 5가지를 두고 있습니다.

현재 '정치행정조사실' 산하에 '정치의회팀', '법사행정팀', '외교안보팀', '문화교육팀'을, '경제사회조사실' 산하에 '재정금융팀', '산업건설팀', '과학환경팀', '복지노동팀' 산하에 두고 있으며, '정책보고서'와 '이슈브리프'등의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최근 조사보고서>

[정치의회팀] 국회와 주요국 의회의 질서유지제도 (2009-02-06)
[복지노동팀] 기초보장 급여체계의 개선 (2008-12-30)
[과학환경팀] 사이버공간에서의_이용자_보호와_인터넷서비스제공자의_역할 (2008-12-11)
[법사행정팀] 군경력 가산점제 재도입 논의의 쟁점 (2008-12-10)
[외교안보팀] 미국의 대북제재현황과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의 영향 (2008-10-17)
[입법·정책분석] 2008 미국 대선후보의 주요 정책 비교와 시사점 (2008-10-13)

<관련법규>

(국회법 제22조의3) 입법 및 정책과 관련된 사항을 조사, 연구하고 관련 정보 및 자료를 제공하는 등 입법 정보서비스의 관련된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입법조사처를 둔다
(입법조사처법)
제2조(지위) ②입법조사처의 직무에 관하여는 독립성이 존중되어야 한다
제4조(처장) ②처장은 그 사무를 처리함에 있어서 전문성을 확보하고 중립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제5조(공무원의 임용) 입법조사처의 5급 이상 공무원은 의장이 임면하고 그 밖의 공무원은 처장이 임면한다. 다만, 의장은 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처장에게 그 임용권의 일부를 위임할 수 있다.
(조사,분석 및 회답 업무에 관한 입법조사처 내규)
제6조(회답의 객관성 유지) 회답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작성하여야 한다.

국회 예산정책처(NABO:The National Assembly Budget Office)란?

국회 예산정책처는 미국 의회예산처(Congressional Budget Office)를 모델로, 2004년 3월 설립된 국회 입법지원기관입니다. 국회 예산정책처(http://www.nabo.go.kr/)는 그 설립목적을 "국회가 행정부에 대한 견제ㆍ감시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재정 분야의 전문인력을 충원ㆍ확보하여 방대한 예산ㆍ결산을 심의함에 있어서 독자적ㆍ중립적으로 전문적 연구ㆍ분석을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두고 있습니다.

업무추진 철학으로 국회 입법조사처와 유사하게 이념및 정파를 초월한 중립적 이념 견지(중립성)를 비롯해 '적시성', '대응성' '전문성' 등 7가지의 원칙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예산분석실'산하에 '경제예산분석팀','산업예산분석팀','사회예산분석팀','행정예산분석팀','법안비용추계팀'등을 두고 있고, '경제분석실'산하에 '경제정책분석팀','거시경제분석팀','재정정책분석팀','세입세제분석팀'을 두고 아래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예산안ㆍ결산ㆍ기금 운용 계획안 및 기금 결산에 대한 연구 및 분석
* 법률안 등 의안에 대한 소요비용의 추계
* 국가 재정운용 및 거시경제 동향의 분석 및 전망
* 국가의 주요 사업에 대한 분석, 평가 및 중ㆍ장기 재정소요 분석
* 국회의 위원회 또는 국회의원이 요구하는 사항의 조사 및 분석 

<최근 주요보고서>

[거시경제분석팀] 우리나라 외환금융시장 취약성 비교 분석 (2009-01-05)
[세입세제분석팀] 조세환급청구소송을 통한 납세자권익보호에 관한 연구 (2008-12-23)
[예산분석실] 2009년도 예산안 쟁점현안 (2008-12-09)
[세입세제분석팀] 2008년 세제개편안 분석 (2008-12-01)

<관련법규>

(국회법 제22조의 2)"국가의 예산결산ㆍ기금 및 재정운용과 관련된 사항에 관하여 연구분석ㆍ평가하고 의정활동 지원"
(국회예산정책처법)
제2조(지위) ②예산정책처의 직무에 관하여는 독립성이 존중되어야 한다.
제4조(처장) ②처장은 그 사무를 처리함에 있어서 전문성을 확보하고 중립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이 글은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http://blog.peoplepower21.org)에서도 보실수 있습니다.
#입법조사처 #예산정책처 #박계동 #홍준표 #독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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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정부, 특정 정치세력, 기업에 정치적 재정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2004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아 유엔의 공식적인 시민사회 파트너로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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