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동기부여의 문제다”. < 인생을 바꾼 성공노트>의 저자이자 미국의 심리학자인 앤서니라빈스(Anthony J. Mahavorick)는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능력이나 절박감이 아닌 ‘동기부여’라고 역설한 바 있다.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한번쯤 ‘변화’를 꿈꾼다. 하지만 실상, 그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는 사람은 흔치 않다. 그럴 때 사람들은 으레 능력 탓으로 그 이유를 돌리거나, “난 원래 그래”하며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인다. 변화가 없으니 발전도 없고, 결국 제자리다.
“열정과 노력이 있다면 당신도 바뀔 수 있습니다.” ‘소심남’에서 웃음치료사로, 내성적인 성격에서 적극적인 성격으로 ‘확’바뀐 서치국(32) 미친영어회화강사는 변화는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며, 자신이 원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왜냐면, 그가 이미 자신의 성격을 180도 바꾼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성격을 바꾸니 꿈이 보였다’는 그를 만나 그의 인생에 대한 진솔한 얘기를 들어봤다.
억눌린 가정환경 탓에 소심남이 되다
철부지 어린 시절엔 누구나가 그렇듯 서치국 씨 역시 친구들과 놀기 좋아하던 밝은 아이였다. 주위에 친구들도 많았고, 스스로 자신의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본적도 없었다. 문제는 고등학교 때 시작됐다.
“아버님이 교직에 계셔서 엄격하셨습니다. 아버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받아오는 날에는 불같은 성격에 큰 꾸지람을 들어야 했죠. 그런 날들이 지속되자 점점 소심해지고 위축돼 갔습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교사이기에 집안은 유교적 성향이 강했다. 게다가 서치국 씨는 장남. 집안의 기대 또한 컸다. 하지만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더해진 아버지의 꾸중은 모든 것에 자신감을 잃고 위축된 생활을 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고등학교까진 괜찮았다.
서치국씨가 자신의 성격을 바꿔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대학교 시절. 1997년, 전북대 철학과에 입학한 서씨는 자기소개를 하는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도망 나왔다.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게 두렵고 부끄러워서였다. 그 뒤로도 낯선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 하는 건 서씨에게 더 없는 고역이었다. 그래서 한동안 도서관과 오락실을 배회하기 시작했고, 한 학기가 끝난 시점에서 그는 군입대를 결정했다.
“낯선 환경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는 군대에 가면 조금이나마 성격이 나아질 줄 알았어요. 하지만 결국 더 심해졌습니다. 작은 소리로 대답한다는 이유로 고참들에게 혼나는 일이 많아져 결국 성격은 더 위축됐죠.”
성격 변화를 위해 선택한 군대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전역한 서치국 씨는 이때부터 본격적인 ‘성격개조’에 들어갔다.
시내 한복판에서 영어를 외치다
복학까지 미룬 서치국 씨는 우선 서점과 인터넷을 뒤지며 정보를 모았다. 그러던 중 ‘한국능력개발원’에서 진행하는 교육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까지 내려갔다. 4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교육비까지 지불하며 서씨는 성격을 바꾸기 위한 의지를 다졌다.
그곳에서는 용기 있는 실천을 강조하며 길거리에 나가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는 연습이 주 교육과정이었다. 일종의 야외 훈련. 대부분의 교육생은 이를 포기하고 시내를 돌아다니며 놀기 바빴지만, 서씨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는 생각으로 낯선 사람들 앞에서 큰 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러자 사람들의 박수가 돌아왔고, 서씨는 용기를 얻고 더욱 더 큰 소리로 외칠 수 있었다.
그 덕에 약간의 성격 변화가 이뤄졌지만 두 세 달이 지나자 예전 성격으로 다시 되돌아온 느낌이었다. 그때 만난 것이 바로 지금의 미친영어회화강사로 자신을 이끌어 준 <미치지 않으면 영어는 없다>라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자마자 그는 ‘바로 이거다!’ 싶었다. 서씨는 이 책의 저자 중국인 리양이 쓴 책을 모조리 구입해 읽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대인기피증 환자였던 리양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 큰 소리로 영어를 말하고 소리치며(미친영어회화) 성격을 고치고 현재는 유명한 영어강사로 활동 중이라고 한다.
“2002년부터 3년간 전주시내 민중서관을 비롯해 사람이 많은 곳을 찾아다니며 영어문장을 외우고 큰 소리고 외쳤습니다. 코아백화점, 극장 앞, 전북대, 금암분수대 등 주말이면 저녁마다 영어문장을 30분 넘게 서서 큰소리로 외치니 성격도 극복되고 영어실력도 많이 향상됐습니다.”
그렇게 리양의 미친영어로 공부를 시작한지 몇 달 만에 그는 지역방송국 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고, 이후 각종 영어학원에서 특강 요청이 들어와 안정적으로 학원에서 강의를 맡게 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사람이 많은 곳을 찾아다니며 영어 문장을 외우는 ‘미친영어회화’ 방법과 학원이 요구하는 방향이 달라 지금은 개인과외 형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중이다.
“사람들에게 미친웃음과 미친자신감을 심어주고파”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게 부끄러워 오리엔테이션 현장을 도망 나온 제가 강의를 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어요. 사실 저는 공무원이나 조용하게 일하는 직업을 갖고 싶었거든요.”
‘성격을 바꾸니 꿈이 보였다’는 그는 영어회화강사뿐만 아니라 지난 2007년 취득한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바탕으로 각종 문화센터에서 웃음치료 강의와 레크레이션 등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웃음을 잃고 사는 병원 환자들과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현재의 아내 역시 병원에서 웃음치료 강의를 통해 서로 호감을 가지고 만나게 된 간호사다. 그에겐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게 직업과 결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인 셈이었다. 물론 그의 피나는 노력없이는 불가능 했을 터.
앞으로 그의 꿈은 자신의 경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자신감회복과 성격재조, 영어회화, 자기개발 변화를 총 망라한 종합학원을 개설하는 것이다. 소심한 성격 때문에 힘들어하고, 늘지 않는 영어 실력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이유에서다.
‘미친영어’, ‘미친웃음’, ‘미친자신감’을 접목해 언제나 늘 유쾌하고 당당하게 살아간다는 서치국 씨. 자신의 약점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인정하고 극복한 그이기에 그의 ‘미침’에는 박수가 아깝지 않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선샤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2.19 10:29 | ⓒ 2009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