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은 봄... 눈 속에 핀 '설중매'

[광양 중동] 풋풋하고 화사한 매화꽃

등록 2009.02.19 22:25수정 2009.02.2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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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화
매화조도춘

입춘(立春)이 지나갔다. 대동강 물도 풀리고 봄바람이 불기 시작한다는 우수(雨水)가 어제. 벌써 개구리가 나왔다는 소식이 들리고 꽃소식도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지난 11일 전남 순천시 매곡동 홍매화 개화에 이어 18일에는 순천 금둔사 홍매화가 활짝 피었다고 한다.


묵은해에 꼬였던 일들 풀리지 않았던 일들로부터 새롭게 시작하고픈 마음, 새해 경제적인 어려움도 솔솔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 등 새롭게 시작하고픈 마음은 봄이 오면 꽃피기를 기다리는 것과 인지상정(人之常情)인 모양이다. 그래서 더더욱 새봄에 피는 화사한 꽃 소식은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풋풋하고 화사한 매화꽃
풋풋하고 화사한 매화꽃조도춘

 매화
매화조도춘

광양 가야산 오르는 길.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꽃샘추위다. “딱딱~” 소리에 고개를 들어
나뭇가지 사이를 살폈다. 딱따구리라고 짐작했는데 곤줄박이다. 자주 만나는 녀석이라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녀석의 모습이 궁금해 발길을 멈추고 녀석을 영상에 담았다.

녀석은 나뭇가지를 연신 부리로 콕콕 쪼아댄다. 쇠딱따구리와 자주 무리지어 다니더니 녀석도 먹이 찾는 모양이 쇠딱따구리와 흡사하다. 서로 닮아가는 꼴은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나 텃새나 비슷한 모양이다.

숲속에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한두 송이 내리던 눈은 점점 많아진다. 꽃 피기 시작한 봄에 맞이하는 눈송이는 기분을 묘하게 만든다. 광양은 눈이 자주 오는 곳이 아니라 더더욱 기분을 들뜨게 한다. 하얀 눈송이는 숲속으로 내리자마자 곧 물방울로 변한다.

 매화꽃망울
매화꽃망울조도춘

눈 속 애기동백의 선홍빛 꽃잎은 더더욱 빨갛다. 내리자 곧 녹아 버리는 하얀 눈송이를 애기동백은 봄비처럼 촉촉한 물방울로 온몸을 젖힌다. 쌀쌀한 꽃샘추위에 몸을 움츠리고 시작한 산행 길. 등산객의 발걸음이 가볍게 보인다. 모처럼 내리는 봄눈 정취에 폭 빠진 모습이다.
  
산기슭 텃밭 매화나무는 눈송이에 휩싸였다. 작은 울타리로 둘러싸인 우리에 칠면조 식구들이 눈송이를 콕콕 쪼아본다. 매화나무 가지에는 눈송이만큼 송이송이 맺혀있는 꽃망울은 나날이 부풀어 곧 터질 것만 같다.


봄눈에 휩싸인 매화꽃송이

 매화꽃망울
매화꽃망울조도춘

산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선우아파트 울타리에 자리 잡은 매화나무는 드디어 꽃망울을 화사하게 터뜨렸다. 광양 꽃소식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꽃 전령이다. 화사하게 핀 꽃송이는 풋풋하고 진한 향이 느껴진다. 약한 바람에 흩날리는 하얀 눈송이에 휩싸인 매화. 설중매(雪中梅)다. 언젠가 꼭 한번 보고픈 모습이었다. 


절개를 중요시 여기는 옛 선비들의 좋은 벗인 매화. 눈발이 날리는 꽃샘추위에 의연하게 꽃송이를 피워낸 매화는 많은 사람들에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히 아름다운 모습이다. 섬진강 매화마을 꽃소식을 듣기 전에 만개한 매화를 만날 수 있어 기쁨은 두 배다.  

 매화꽃망울
매화꽃망울조도춘

매년 광양은 매화꽃잔치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다. 매화꽃잎이 눈처럼 사방으로 흩날리는 날. 봄의 향연이 시작되는 날이다. 연이어 개나리, 살구꽃, 복숭아꽃, 벚꽃……. 꽃의 축제는 연이어 줄을 잇는다. 

광양매화문화축제(제13회) 오는 3월 14일부터 9일간 다압면 매화마을을 중심으로 열린다. ‘광양에 오시면 여러분도 매화가 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다채로운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매향(梅香)과 시향(詩香), 섬진강에…’이 이번 축제의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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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하고 화사한 매화 우수(雨水)가 지난 19일. 봄눈에 휩싸인 활짝 핀 매화를 영상에 담았습니다. ⓒ 조도춘

덧붙이는 글 | u포터에 송고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u포터에 송고했습니다.
#매화 #광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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