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결식아동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결식아동 지원=3000원'이라는 획일화된 사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2008년 학교급식지원 결식아동 61만7000명, 방학 중 결식아동 45만3631명에 대한 제도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각각의 급식방법에 맞도록 지원체계를 개선하는 것이다. 현재 결식아동에 대한 급식 지원 방법은 '식품권(28%) > 일반음식점 즉 식권(26%) > 지역아동센터와 같은 무료급식소(18%) > 주·부식 재료(16%) > 도시락(11%) > 기타' 순이다(2007년 12월 기준 보건복지가족부).
우선 식권(쿠폰) 지원 방식의 경우 아동들이 지자체에서 지정한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는데, 현재 지정된 식당이 대부분 중국집 또는 분식집이다. 이유는 지원단가가 낮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때로는 부족한 음식값을 현금으로 지불하기도 하고 두 장을 모아 한 끼를 해결하기도 한다. 거리가 멀어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어른들이 많은 식당에서 아동 혼자 밥을 먹기 싫어서 식당 가기를 꺼리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전자카드든 종이식권이든 아동들이 맘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동일하게 3000원이 아니라 4500원 이상 수준이 돼야 한다. 그래야 아동들이 부족한 금액을 채워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과, 아이들을 지원하는 곳에서 느끼는 적자 시름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다.
둘째, 지역아동센터와 같은 무료급식소나 도시락의 경우에는 '인력'과 '급식장비'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지원되는 급식비 3000원 안은 조리 또는 배달인력, 시설비, 가스비 등을 쓸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질 저하 우려로 재료비 이외에 쓸 수 없도록 권고하고 있다. 요즘과 같이 일자리가 부족할 때 사회적 일자리를 활용하여 지역아동센터, 도시락센터, 사회복지관 같은 시설에 급식조리인력을 파견한다면, 일자리도 만들고 기존에 인력 부족으로 겪던 문제도 해결하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 공부 봐주다가 부엌으로 뛰어들어가는 일도 더는 없을 것이다.
셋째, 식품권의 경우 대부분 지역 중소 슈퍼마켓이나 농협상품권으로 대체해버리는 경우가 많아 악용될 우려가 있으며, 주·부식 재료 지원의 경우에도 냉동식품, 김, 햄 같은 가공식품, 족발 같은 반조리식품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현재 지역경제 불황으로 인해 동네시장이 문을 닫고 있다.
외국의 경우 '야채(푸드) 박스'를 통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담아(2~3일 조리할 수 있는 분량) 신선한 먹을거리를 공급하고, 지역농산물 소비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사례도 있다. 이러한 사례를 참고해, 일주일에 2~3번 방문해 아이들에게 간단하게 먹을거리를 만들어주는 제도를 도입한다면 일자리도 만들고 결식아동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결식아동에 대한 지원에서 가장 고려해야 할 지점은 아동 발달과 건강에 끼칠 영양상의 불균형, 위생 문제, '결식=방임'으로 느끼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다. 적어도 먹지 못해 불행한 아이들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최선숙 기자는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www.jckh.org) 정책팀장입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3천원 식권으로 갈 수 있는 곳은 두 군데 뿐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