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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사람들이 "왜 한국에 왔어요?"라고 물어보면 "음식이 너무 좋아서 왔어요!"라고 대답한다. 물론 농담이지만 그 질문을 너무 많이 듣는데 사람들이 기대하는 대로 한두 마디로 대답하기 힘들어서 대개는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그 말은 얼마간 사실이기도 하다.
이제껏 먹어본 모든 음식 중에서도 그 풍부한 맛과 끝없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 때문에 한국요리가 제일 좋다. 항상 생각하는데 한국에서는 일 년 내내 한 번도 겹치는 일 없이 매일 다른 요리들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를 안 먹고 며칠이나 갈 수 있을까?
처음 한국 음식을 먹었을 때가 기억난다. 기숙사에 들어간 그 해니까, 15살 때 일이다. 한국 친구 하나가 한국에서 온 커다란 소포를 받아서 방으로 갖고 올라가는 걸 나랑 또 다른 친구가 보게 되었다. 우리는 호기심에 따라갔고 그 크기와 한국에서의 소포비를 생각했을 때 그 안에 뭐가 있을지 정말 궁금했다.
상자를 열자 대략 20개 정도의 컵라면이 보였다. 그 전엔 컵라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나는 당연히 거기서 당장 먹어보았다. 처음 느낀 맛은 지독하게 맵고 뜨겁다는 것,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한국친구가 너무 맛있게 먹었기 때문에 그런 티를 내지 않고 다 먹기로 했다. 그래서 면을 다 먹고는 땀을 뻘뻘 흘리며 자랑스럽게 "다 먹었어"라고 말했더니 "너 국물을 다 안 마셨잖아!"라고 대답하던 친구….
지금은 매운 음식에 익숙해져서 그렇게 힘들게 '도전'할 만한 음식을 찾기 어려운 경지에 이르렀다. 계속 변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시기'가 있긴 하지만(예를 들어 '순두부'의 경우 한동안은 일주일에 세 번이나 순두부찌개를 먹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음식은 이런 것들이다.
만두·제육볶음·된장찌개·삼겹갈비·불닭·맥도날드 불고기버거(불고기 맛이 좋아서)·삼치구이 등. 좋아하는 반찬은 도시락 김·깻잎·콩장·풋고추·멸치볶음·오징어채무침이 있다. 아, 그리고 선호하는 음료수는 검은깨 두유와 소주!
그렇다면 이번에는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한국 음식들을 소개한다.
1위 : 삼계탕(허연 닭 껍질이 무서워서….)
2위 : 묵(심심한 맛 젤리… 젓가락으로 집어올리는 고생까지?)
3위 : 중국집에서 반찬으로 나오는 춘장에 생양파(어떻게 요리하든 양파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 이건 정말 하드코어)
그리고 실망스러웠던 한국 음식의 명예상은… '무지개 떡'에게 돌아갔습니다!(꽤 큰 팩의 무지개떡을 사서 색깔만 예쁘지 아무 특별한 맛도 없는 걸 발견했을 때의 그 실망은 절대 잊을 수가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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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에 반한 독일인도 '무지개떡'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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