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끼고 있던 안경은 안경알이 없는 '무늬만 안경'이었답니다.
추광규
눈 나쁜 아내를 닮은 첫째와 아빠 시력을 닮은 둘째 아내의 시력은 나쁜 편입니다. 제법 두툼한 돗수의 안경을 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와 비교해 저의 시력은 그리 나쁜 편은 아닙니다. 아직은 안경을 끼지 않아도 될 정도의 시력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중학교에 입학하는 첫째의 시력은 아내를 닮았는지 초등학교 2학년 무렵부터 안경을 착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해마다 안경알의 두께가 두꺼워지는 걸 보니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그와 비교해 둘째는 초등 4학년이지만 아빠 시력을 닳았는지 안경과는 거리가 멉니다. 엄마와 형은 안경을 끼고 다니고 자기는 안 끼고 다니다 보니 안경을 끼고 다니는 것이 꽤 부러웠던 모양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이라지만 아직은 안경을 쓰고 다니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일이고 그와 비교해 시력이 좋은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모르는 나이인 듯합니다. 제 추억이 떠올라 안경알이 없는 안경테만을 쓴 채 컴퓨터 게임에 몰입해 있는 둘째 아들이 귀엽기 그지 없습니다. 볼에 뽀뽀를 해주고 아이들 방을 나왔답니다.
방을 나서는 제 얼굴에 미소가 지워지지 않습니다. 저도 둘째 아들과 같은 시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이 멋드러지게(?) 안경을 쓰고 있는 게 너무도 부러워 안경을 쓰고 싶은 욕심에 눈을 열심히 혹사시킨 적이 있었답니다.
바로 책을 눈 가까이에 대고 읽으면서 눈이 나빠지기만을 원하던 추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쨓든 그런 노력(?)의 결과였는지 한 쪽 시력은 1.0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 쪽 눈은 0.5 정도가 되는 관계로 저도 안경을 한때 착용한 적이 있었답니다.
한때라고 표현하는 것은 안경을 쓰는 것이 너무도 불편해 며칠 끼고는 안경착용을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안경을 착용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일상생황에서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니 그동안 안경 쓸 마음이 도통 생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들아 아들아 이 철딱서니 없는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