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얄궂은 말투 : 생활을 영위
.. 그러나 초마가 끝나면, 소년들은 예전과 똑같이 마을 생활을 영위하며 남녀가 섞인 가운데 먹고 자고 일한다 .. 《마저리 쇼스탁/유나영 옮김-니사》(삼인,2008) 352쪽
'이전(以前)'이라 안 하고 '예전'이라 한 대목이 반갑습니다. '소년(少年)'은 '사내아이'로 손질합니다.
┌ 생활(生活)
│ (1) 사람이나 동물이 일정한 환경에서 활동하며 살아감
│ - 생활 방식이 다르다 / 야생 동물의 생활을 관찰하다
│ (2) 생계나 살림을 꾸려 나감
│ - 생활 능력을 상실하다 / 생활에 여유가 있다
│ (3) 조직체에서 그 구성원으로 활동함
│ - 교원 생활 / 수사관 생활
│ (4) 어떤 행위를 하며 살아감
│ - 떠돌이 생활 / 취미 생활 / 봉사 생활
├ 영위(營爲) : 일을 꾸려 나감
│ - 사람들은 수준 높은 문화생활의 영위를 원하고 있다 / 삶을 영위하다 /
│ 객줏집 주인으로 생업을 영위하고
│
├ 마을 생활을 영위하며
│→ 마을에서 살며
│→ 마을에서 지내며
│→ 마을에서 어울리며
└ …
우리들은 저마다 다른 마을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마다 좋아하는 일감을 찾아서 일하며 살고 있습니다. 좋아하지는 않아도 벌이가 되는 일감을 찾아서 일하며 살고, 또 좋아하는 놀이를 즐기면서 살거나, 딱히 좋아하지는 않아도 마음과 몸을 쉴 만한 놀이를 하면서 삽니다.
혼자서 살기도 하고 둘이서 살기도 하며 큰식구를 이루어 살기도 하고, 마음 맞는 여럿이 함께 살기도 합니다.
하루하루 보람찬 삶이 있을 테고, 나날이 고달픈 삶이 있을 테며, 조그마한 꿈 하나 간직하는 삶이 있을 터이나, 꿈 하나 품지 못한 팍팍한 삶이 있을 테지요.
┌ 생활 방식이 다르다 → 사는 모습이 다르다 / 다르게 산다
├ 야생 동물의 생활을 관찰하다 → 들짐승이 어찌 사는지 살펴보다
├ 생활 능력을 상실하다 → 살아갈 기운을 잃다
└ 생활에 여유가 있다 → 살림이 느긋하다
하루를 사니 '하루살이'입니다. 한 해를 살아 '한해살이'이고, 두 해를 살아 '두해살이'며, 여러 해를 살아 '여러해살이'입니다. 교사로 살면 '교사살이'이고, 경찰로 살면 '경찰살이'이며, 군인으로 살면 '군인살이'입니다. 노예처럼 살아 '노예살이'요, 종처럼 사니까 '종살이'인데, 이 나라에서 농사꾼으로 살아가는 '농사꾼살이'는 어떤 삶일지 궁금합니다.
참다이 살아간다면 '참삶'입니다. 거짓스레 살아간다면 '거짓삶'입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니 '사람삶'입니다. 새롭게 살아가고자 하니 '새삶'입니다. 책을 즐기면서 살아가니 '책삶'입니다. 돈바라기에 매인 채 살고 있어서 '돈삶 '입니다. 누군가는 '그림삶'을 꾸리고, '사진삶'을 꾸리며, '글삶'을 꾸립니다.
┌ 수준 높은 문화생활의 영위를 원하고 있다
│→ 남달리 높이 문화를 누리기를 바라고 있다
│→ 좀더 높이 문화를 즐기며 살기를 바라고 있다
├ 삶을 영위하다 → 삶을 꾸리다
└ 객줏집 주인으로 생업을 영위하고 → 객줏집 임자로 살림을 꾸리고
예수님이 걸어간 발자국을 좇아 자기 몸과 마음을 아름다이 다스리고자 하는 분들은 '예수살이'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아마 '하느님살이'가 아니랴 싶습니다. 그러면, 부처님이 내디딘 발자국을 좇는 분들이라면 '부처님살이'를 하겠구나 싶어요. 훌륭한 스승을 따르고픈 이들이라면 '스승살이'쯤 되려나요.
'참삶'을 바라듯 '참살이'를 하기에, '거짓삶'에 매여 '거짓살이'를 하기도 합니다. 멀리 앞날을 내다보지 못하고 오늘 하루에 얽매인 삶이라면 '오늘살이'에 지나지 않는 셈일까 싶습니다.
기자로 사니 '기자살이'이고, 국회의원으로 지내니 '국회의원살이'이며, 법관으로 일하면 '법관살이'입니다. 기자 인생, 정치 역정, 법조인 일생 들을 거드름 피우지 않아도 당신들 해 온 일을 얼마든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 아이들은 예전과 똑같이 마을에서 한데 뒤엉켜 먹고 자고 일한다
├ 아이들은 예전과 똑같이 한 마을에서 다 함께 먹고 자고 일한다
└ …
삶을 담는 말이고, 말에 담기는 삶이라, 우리가 꾸려 가는 삶대로 우리 말이 되고, 우리 말을 헤아리거나 살피는 매무새만큼 우리 삶이 이루어집니다. 삶을 알뜰살뜰 꾸리는 이들한테는 이웃과 알뜰살뜰 나누는 말이 솔솔 나옵니다. 삶을 엉망진창 꾸리는 이들한테는 둘레 사람하고 엉망진창으로 주고받는 말만이 끝없이 나옵니다. 말 한 마디 글 한 줄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않고 찬찬히 살피는 삶이라면, 말과 글뿐 아니라 자기가 치르거나 부대끼는 모든 삶을 알알이 여미어 내는 매무새를 선보입니다. 말마디와 글줄 대수로이 여기는 가벼운 삶이라면, 말글을 비롯해 자기 온갖 삶자리가 홀쭉할 뿐더러 얕습니다.
내 마음을 가꾸고 싶으니 내 말을 가꿉니다. 내 몸을 돌보고 싶으니 내 글을 돌봅니다. 내 삶을 아름답게 일구고 싶으니, 내 말자리와 글자리가 아름다울 수 있게끔 온힘을 쏟거나 바칩니다. 말을 놓거나 글을 버리면서 삶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스스로 더 너르고 깊은 자리로 나아가는 말과 글이어야지, 이냥저냥 대충대충 얼렁뚱땅 뇌까리는 말과 글로 나아간다면, 삶이고 일이고 놀이고 뭐고 쥐뿔도 없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작은자전거 : 인천+부천+수원 자전거 사랑이] http://cafe.naver.com/inbusu
2009.03.10 11:22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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