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놀이터. 놀이터 주변은 비록 진입로 등에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위험 요소가 있었지만, 놀이터 시설은 잘 마련돼 있었다.
강지이
굴착기 보러 온 거 아닌데... 윙윙~ 먼지 풀풀그러나 이런 좋은 기분도 잠시뿐. 놀이동산에서 대관람차를 타고 놀이터에서 실컷 논 후, 동물원으로 이동한 우리 가족은 이후 내내 불쾌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정문부터 동물원이 이르는 진입 구간에서 진입로 공사, 공연장 공사 등을 하는데 그 공사 현장이 매우 위험해 보였기 때문이다.
가장 위험했던 순간은 공사하느라 커다란 굴착기가 길을 막고 서 있는 상태에서 아이들과 유모차, 어른들이 그 옆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야 했을 때다. 돌아갈 수 있는 다른 길을 만들어 주던가, 미리 통제를 하든가 해야 하는데 그런 대책 없이 그냥 공사를 진행했다. 잠시 서서 지켜봤는데, 굴착기가 작동하는 동안 사람들이 바로 옆을 무방비로 지나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부모가 잠시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아이들에겐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다.
위험하고 불편한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넓어진 후문 진입로와 마찬가지로 다른 보행로도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앞으로 더 깔끔하게 이용하도록 공사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간이 보행로나 대체 도로를 만들어 놓지 않아 사람들이 모두 공사하는 길 위를 걷고 있었다.
주말이라 사람 머리만 잔뜩 보일 정도로 많은 인파가 이날 어린이대공원에 몰렸는데, 모두들 불평할 정도로 도로는 엉망이었다. 공사 중이라 자갈과 흙이 뒤범벅되어 울퉁불퉁하고 먼지가 엄청나게 날렸다. 무엇보다 '어린이대공원'에 푸른 자연 속에 꽃과 동물들을 보러 온 것인데, 공사하는 현장과 코끼리보다 굴착기가 눈에 먼저 띄었다.
유모차는 버리고 가라는 것인가... "오늘 먼지 완전 뒤집어쓰네"특히 아이를 동반한 나들이객들은 대부분 유모차를 끌고 있었는데, 덜컹거리는 유모차에 아이가 앉아 있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우리 가족도 둘째가 7개월밖에 안 되어 유모차에 앉히고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먼지가 풀풀 날리는 공사 길을 수많은 인파를 따라 걷고 있자니, '이게 나들이야? 애들 고생시키러 온 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불평은 비단 우리 가족만이 아니다. 함께 길을 걷던 다른 아이 엄마는 "먼지 너무 날려서 짜증 난다, 얼른 지나가자"라고 그러면서 아이들을 밀며 가고 있었다. 나도 위험천만한 공사 길을 걷는 큰애가 넘어질까 봐 노심초사에, 작은 애 유모차 신경 쓰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