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땅과 착한 노동의 의미는?

꽃 피는 춘삼월, 산비탈 텃밭 일구는 사람들

등록 2009.03.23 14:12수정 2009.03.2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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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 안심산 자락에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여수시 안심산 자락에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임현철

 안심산 산비탈에서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
안심산 산비탈에서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임현철

 등산로와 텃밭의 경계. 어지간히 뜯어가길 바랐을까? 어설픈 경계에 웃음이 납니다.
등산로와 텃밭의 경계. 어지간히 뜯어가길 바랐을까? 어설픈 경계에 웃음이 납니다.임현철

만물이 생명을 싹 틔우는 춘삼월은 꽃이 피어야 제 맛이죠. 개나리, 목련, 민들레, 광대나물 등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그 틈을 비집고 일삼아 취미로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의 손도 바쁘게 움직입니다.


22일, 여수시 소호동 안심산 밑 비탈진 텃밭을 일구는 사람들 모습에서 묘하게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이랑을 내며 상추, 파, 콩 등 씨앗을 뿌리는 그들의 땀이 노력하는 대로 수확을 가져다주는 거짓 없는 땅에 그대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번듯한 밭은 아니지만 깍진 산비탈 밭에서의 소출도 꽤 '쏠쏠'할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십여 년 전 신혼 때가 생각이 나네요.

 자투리땅을 이용한 산비탈의 착한 텃밭.
자투리땅을 이용한 산비탈의 착한 텃밭.임현철

 여기는 내 텃밭이라구!
여기는 내 텃밭이라구!임현철

 텃밭에서 상추도 자랍니다. 요런 걸 보면 왜 군침이 나는지... 경계를 구분한 어설픈 농꾼들의 마음을 이해할 듯합니다.
텃밭에서 상추도 자랍니다. 요런 걸 보면 왜 군침이 나는지... 경계를 구분한 어설픈 농꾼들의 마음을 이해할 듯합니다.임현철

싹이 움트던 걸 지켜보던 때의 즐거움이 떠오르고…

단독 주택이라 거의 버려진 자투리땅이 있었지요.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어, 이참에 야채 한 번 길러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음식물 쓰레기로 땅 기운을 북돋은 후, 괭이와 삽으로 땅을 갈았지요. 무슨 땀이 그렇게 흐르는지. 그래도 얼마나 즐거웠던지….

배추와 무, 방울토마토, 상추, 쑥갓 등 씨를 뿌렸지요. 틈틈이 물을 주고 싹이 돋아나는지 살폈지요. 20여 일 지나자 싹이 움트는데 그때의 기쁨은 헤아릴 수가 없더군요. 몇 시간이나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 본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야채는 쌈으로 즐겼고, 방울토마토는 여름 내내 따 먹었지요. 하지만 무와 배추는 일정 크기까지 자라다가 성장을 멈추었지요. 땅심이 부족한 이유라더군요. 음식물 찌꺼기를 열심히 주었지만 한계가 있더라고요. 땅은 정성을 들인 만큼 수확을 가져다준다는 걸 그때 알게 됐지요.

자투리땅을 이용해 텃밭을 가꾸는 모습에서 과거를 회상하니 괜히 웃음이 나오네요. 착한 노동과 착한 땅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네요. 


 착한 텃밭에는 파도 자라고. 파송송 파전이 생각나고...
착한 텃밭에는 파도 자라고. 파송송 파전이 생각나고...임현철

 땅심이 별로인가 어째 야채 자라는 게 심상찮습니다.
땅심이 별로인가 어째 야채 자라는 게 심상찮습니다.임현철

 꽃 피는 춘삼월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꽃 피는 춘삼월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임현철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착한 땅 #착한 노동 #춘삼월 #개나리 #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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