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 고려대 학생(자료사진).
남소연
"출교, 퇴학... 이제는 졸업생까지 무기정학. 끝까지 학생들에게 낙인 찍으려 하십니까?"
출교? 그리고 퇴학? 거의 3년 전에 벌어진 그 '고대 출교생' 사태가 아직도 현재 진행중이란 말인가. '고대생' 김연아 선수의 등교로 눈길이 쏠린 고려대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고려대학교는 최근 지난 2006년 4월 이른바 '교수 감금 사태'로 출교 조치했던 김지윤씨를 비롯한 학생 7명에게 학교 징계위원회에 출석하라는 통지서를 보냈다. 이들은 지난 3월 27일 징계위원회에 출석했다.
또 징계라니. 학생들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은 법원 판결을 받아 이미 지난해에 복학했고, 이 중 세 명은 지난 2월 25일 졸업을 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복학은 2년 동안 학내에서 천막 농성을 벌인 "눈물겨운 지난한 싸움의 결과물"이었다.
법원도 "출교는 대학 교육의 포기이자, (출교생 7명이) 교육받을 권리 및 직업 선택의 가능성을 심히 제한하게 되어 현재 및 그 장래의 삶에 끼치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출교 무효 판결을 내리는 등 학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들 출교생들은 학교 복학에는 성공했지만, 이를 위해 소비한 2년은 그 누구에게도 보상받지 못했다. 이들의 학적부에는 출교 결정이 내려진 2006년 4월부터 복학한 2008년 2월까지의 기간이 '휴학'으로 기록돼 있다.
고대, '휴학'→'무기정학' 바꾸기 위해 다시 징계 절차 진행하지만 현재 고려대 측은 이들의 학적부에 기록된 '휴학'을 '무기정학'으로 바꾸기 위해 다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고대녀' 김지윤씨는 "학교 쪽의 잘못된 징계로 2년을 천막에서 보냈고, 법원도 학교의 징계가 부당하다고 판결을 내렸는데도 다시 우리를 징계를 하겠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학적부에 기록된 '휴학'을 지우고 '무기정학'을 새겨 넣으려는 학교의 행태는 원칙과 균형을 잃은 정치적 판단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고려대에 다시 운동권 총학생회가 들어서고 등록금 투쟁에 수백 명의 학생이 몰리니 학교 쪽이 '운동권은 끝까지 응징한다'는 걸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이런 고려대의 모습이 촛불 집회 참석자들을 끝까지 집요하게 처벌하는 정부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학교를 비판했다.
출교생이었지만 이제는 학교를 졸업한 안형우(국어교육과 02학번)씨도 "이미 졸업해 학생도 아닌 나를 불러 학칙에 따라 징계를 하겠다는 학교의 합리적 기준이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며 "학교가 끝까지 나를 실망시키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광덕 변호사 "졸업생은 징계 불가능, 재학생만 징계한다면 형평성 어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