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님 찾아 성묘가는 길, 연초록 신발 신으셨네.
윤희경
할머닌 가던 길을 멈추고 우리 집 농원 앞에서 무언가 자꾸만 캐 바구니에 따 담습니다.
할머닌, 달래, 냉이, 고들빼기, 민들레 같은 봄나물들을 캐어 바구니를 채워갑니다.
"뭐하시게요?"
"봄 소풍 겸 서방 만나러 가려고 혀, 우리 서방 살아있을 때 이 봄나물들을 무척 좋아했구먼. 오늘이 마침 한식, 식목, 청명이 겹쳤구먼 그려. 아주 길일이야, 이런 때 서방 한 번 찾아봐야지, 지나치면 그 늙은이도 섭섭할 게야." 할머닌 달콤쌉사름한 봄나물들을 씻고 데쳐서 남편을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