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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가고 있는데, 뒷마당 매화는 다 져서 목멱산 벚꽃을 보러 갔다.
이미 꽃은 져가고 잎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목멱산에 와룡묘가 있음을 처음 알았다. 제갈공명을 추모하는 사당이라니... 중국청년들이 소개하는 글을 읽으며 중국어로 대화를 하는데 의아해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서울 남산에 제갈공명을 추모하는 사당이라니... 와룡묘에 들어가 보니 제갈공명과 관우를 모신 곳이었다. 그 중국사람들 느낌이 어땠는지 궁금했다.
2시간이 넘게 꽃길을 따라 걷는데 바람이 불 때마다 우수수 꽃이 졌다. 꽃 비를 찍으려고 하면 금세 잠잠해지는 바람. 사진 찍기를 포기하고 우수수 꽃잎이 떨어질 때마다 그 속에 서 있었다. 꽃 속에 새 한마리가 그림처럼 앉아 있었다. 울지도 않고...
남산케이블카 입구 쪽에서 걸어가 동국대학교 쪽으로 내려왔는데, 신라호텔 밑에 있는 장충리트야구장에서 경기를 하고 있었다. 제10회구리시장배 리틀야구단 시합. 양평 팀과 광진구팀의 경기가 시작하고 있었다. 공을 던지고 치고 달리는 어린 선수들의 모습이 귀엽고 예뻐서 구경하다가 내려왔다.
장충동 족발 집으로 가서 족발을 먹고, 충무로 태극당에서 모처럼 아이들이 먹고 싶어하는 과자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봄날. 한나절 다녀온 꽃구경에 시름이 다 없어진다.
2009.04.12 10:34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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