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아트 '선선색선線線色線'전 김혜련 작가의 먹 드로잉
이안수
[터치아트] 선선색선線線色線
|
전시기간 | 4월 4일 ∼ 4월 26일 전시문의 | 031_949_9437
|
헤이리 노을 동산을 등지고 갈대 늪과 갈대광장을 앞마당으로 둔 터치아트. 저는 꼭 이 갤러리의 작품을 보기위해서가 아니라도 그 옆을 지나칠 때면 2층 데크로 가서 헤이리를 조망하는 사치를 누리곤 합니다.
산과 늪 사이의 갤러리. 그 서정적인 위치뿐 아니라 공간 구성이 군더더기가 없고 연간 기획에 따라 전개되는 전시도 발걸음에 실망을 안기는 법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전시기획과 출판을 함께 아울러야 하는 끊임없는 정신적 노역의 상황에 관계없이 얼굴에서 늘 긍정의 웃음을 지우지 않는 진영희 대표와 마주치기라도 하면 하루를 좀 더 신나게 채울 긍정의 용기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이 갤러리에는 김혜련·류승환·배석빈 3인의 드로잉전 '선선색선'이 열리고 있습니다. 김혜련 작가는 먹 드로잉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김 작가의 선화(線畵)는 21세기의 선화(禪畵)를 보는 것 같습니다. 모든 산란한 것들이 녹아내릴 때까지 길과 숲의 풍경을 오랫동안 응시하다가 마음에 앙금만 남은 상태에서 일필휘지로 그려낸 듯한 심상(心象)입니다.
류승환 작가의 신작로처럼 긴 작품을 가까이서 대하면 자학처럼 스스로를 고된 노동으로 내몬 작업임을 알 수 있습니다. 0.3mm의 가는 펜이 덩어리져 보일 만큼 긋고 또 그었습니다. 10m짜리 이 두루마리 종이에 그어진 선의 총 길이는 과연 몇 Km가 될지 궁금합니다. 참으로 면벽(面壁)하는 수행의 작업입니다.
배석빈의 작품 앞에서 아들 영대는 유치원생 작품인지 물었습니다. 영대의 질문으로 볼 때 배 작가의 의도는 적중한 것 같습니다. 모호한 색 드로잉에서 그것을 읽어내는 나름의 방식을 찾을 일입니다. 우리가 매일 매일 당면하는 일상에서처럼….
터치아트를 나오다 다른 전시장에 들렸다 돌아오는 진 대표도 대면했습니다. 잠깐의 길 위 수다만으로도 한층 마음이 이완되는 효험이 있습니다.
끝임없는 시도가 이루어지는 실험실, 아트팩토리
▲신진작가들의 용기가 되어주고 있는 아트팩토리
이안수
[아트팩토리] 박노진 개인전 'stories'
|
전시기간 | 4월 11일 ∼ 4월 29일 전시문의 | 031_957_1064
|
아트팩토리의 전시를 만날 때마다 공장(factory)보다는 실험실(laboratory)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검정 된 것을 양산하는 공장이 아니라 새로운 탄생을 위해 끝임없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험실. 이 실험실에서는 마음이 젊은 작가들의 다양한 시도가 보장되는 도약의 무대일 수 있습니다. 상업 화랑에서 가능할 수 없는 실험들입니다. 아트팩토리를 드나들 때마다 진정 마음으로 응원하는 이유입니다.
늦은 발걸음이었지만 다행스럽게 전시장 불이 밝혀져있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박노진의 기회초대전 '이야기'전입니다. 작년 2월의 '돌아보다'전에 이어 일년 만에 같은 공간에서 같은 작가를 다시 만납니다. 작가의 캔버스를 통해 만나는 거울에 비쳐진 작가의 일상은 흔한 모습입니다. 그것들이 누구나 매일 접하는 일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캔버스 위의 일상은 더 이상 흔하지 않습니다. 작가는 그것을 위해 매일 치열했기 때문입니다.
쪽빛이 되기 위해서는 쪽물에 담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