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채근을 하던지 덜렁 올해 새내기 대학생 신분이 되고 말았습니다. 제가 다니는 대학의 예술대학 전경입니다.
공상균
지난해 아들이 대학교에 입학을 하자 아내는 내게 하고 싶은 공부를 하라고 졸랐습니다. 아들이 고3일 때, 격려 차원에서 '아빠도 준비해서 대학교에 갈게'하고 약속을 하긴 했지만, 나이 쉰 살에 공부라니…. 그러기엔 아내가 떠맡아야 할 짐이 너무 큰 것 같아 망설여졌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채근을 하든지 덜컥 올해부터 새내기 대학생 신분이 되고 말았습니다.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겹칩니다만, 덕분에 나는 하루하루가 신나고 즐겁습니다. 그러나 과연 아내도 그럴까요. 민박업을 하며 차나 된장을 파는 뻔한 시골살이로, 대학생 둘을 뒷바라지 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런 탓에 나이 오십에 공부를 하는 게 기분 좋은 일이지만 어디 가서 맘 놓고 자랑도 못합니다. 혹 듣는 사람이 마누라 고생시키려고 작정한 사람이라고 오해라도 할까봐, 요즘 같은 불경기에 대학 졸업해서 취직할 것도 아니면서 호사스럽게 학교 다닌다 자랑한다고 흉이라도 볼까봐 염려스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배움을 '취직을 위해서'라는 울타리 안에 가두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는 너른 들판에 풀어 놓으니, 자식같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학교 생활이 모두 공부라고 스스로 위안 삼아 봅니다.
맘은 기뻤지만, 뻔한 시골살이에 대학생 둘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