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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지는 바다를 향해 달렸더니...별빛 가득!! ⓒ 이장연
강화도 해안순환도로에는 자전거를 위한 폭 3m짜리 전용도로가 있습니다. 강화역사관에서 페달을 밟기 시작하면 동검도 근처 장흥저수지까지 총 15.5km를 시원한 갯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달릴 수 있습니다.
이 해안순환도로 외에도 곳곳의 섬마을을 이어주는 한적한 도로도 자전거 타기에 그만입니다. 자전거전용도로는 아니지만 차량운행이 적어, 도심보다는 월등히 한가로운 자전거 하이킹을 즐길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지독한 외로움과 바다에 대한 그리움에 이끌려 무작정 찾아갔을 때 역시 자전거를 타고 갔습니다. 그곳에 도착해 숨을 고른 뒤 선원사지와 용진진을 둘러보고, 강화순무골을 지나 철종외가와 허유전묘를 둘러보고, 서둘러 장곶돈대 인근의 낙조조망지를 찾아가는 길도 자전거를 위한 길이었습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뿐인 삭막한 도시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아늑하고 평화로운 농가와 마을들. 그 구비구비 돌아가는 길을 따라 달리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진강산 아래 곤릉과 석릉은, 붉은 해가 지는 바다를 보기 위해 내달리는 통에 눈길만 주고 지나쳐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인천가톨릭대학교를 지나 조산리에서 마니산이 있는 화도면으로 달리다가는, 석모도 해명산 산줄기 너머로 떨어진 해의 기운에 취해 잠시 길가의 정자에 앉아 쉬어 갈 수도 있습니다. 집에서 싸온 고구마로 저녁을 대신하며 어스레한 땅거미가 진 들녘과 하천을 마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