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암 가는 길-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시멘트 포장길을 걸어 올라간다.
전용호
천자암 찾아 가는 길순천에서 15번 국도를 따라 올라간다. 길옆으로 메타세콰이어가 푸른 순을 내밀고 있는 외서를 지나 구불구불 타고 간다. 바람이 차다. 봄날이라는 게 변덕이 심한지라 여름이 온 듯 따뜻하다가도, 외투를 벗어버리고 봄을 즐기려면 얄밉게 다시 추워지곤 한다.
이읍 버스승강장 옆으로 천자암 가는 길이라는 작은 표지판이 보인다. 아차하면 그냥 지나칠 뻔 했다. 이읍마을을 지난다. 계단식 논 위로 돌담길 모퉁이를 돌아서서 차한대 겨우 다닐 정도의 길을 올라간다. 행여 차라도 마주친다면 난처할 것 같은 시멘트포장길을….
다행히 마주치는 차가 없다. 길은 산으로 계속 올라가지만 더 이상 차량진입을 금지한다는 경고문을 만난다. 차에서 내려 하얀 시멘트 길을 올라간다. 얼마가지 않아서 길은 산길과 포장길로 나누어진다. 어느 길로 갈까?
다람쥐는 점심공양 중산길로 들어선다. 산길은 경사가 가파르게 올라가지만 걸음걸음마다 싱그러운 초록터널을 걸어가는 기분이다. 주변으로 샛노란 매미꽃이 활짝 웃고 있다. 바위틈이나 나무그늘 아래 여기저기서 노랗게 반짝거리는 매미꽃. 마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밝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