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9.05.08 19:00수정 2009.05.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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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기념할 날이 많다. 어린이날에서부터 어버이날, 스승의 날, 입양의 날, 부부의 날…. 그래서 5월은 가정의 달이란다.
이렇게 많은 기념할 날들 중에 코끝이 시리고 가슴이 아려오는 날은 아마도 어버이날이 아닐까? 세상에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지만 그래도 자식들을 있게 한 존재는 부모고, 그 부모들은 자식들이 어릴 때나 어른일 때나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신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봄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던 7일, 부개1동 마분공원에 모처럼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나무 그늘 밑에 차려진 점심을 들면서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 동네에서 전기공사업을 하고 있는 주식회사 태화전력 이태규(54) 사장이 어버이날을 맞아 동네 어른들에게 식사를 대접한 것.
두 번째 식사대접을 준비한 이태규 사장은 "효 문화는 한민족이면 누구나 가슴속 깊이 새겨져 있는 훌륭한 자산인데 점차 잊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우리세대가 부모공경의 마지막 세대이면서 자식들로부터는 그렇지 못한 세대라고 하는데, 자식은 그 부모 밑에서 보고 자란다. 그래서 부모는 자식한테 최고의 스승이다. 우리세대가 부모공경의 마지막 세대가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부인 손남숙(54)씨와 함께 식사대접을 하는 동안 이들 부부의 맏아들인 이승훈(28)씨와 둘째 이승우(26)씨도 일과 공부를 잠시 미루고 일손을 도왔다. 이 사장이 일부러 자식들을 데리고 나온 것도 있지만, 자식들도 늘 그랬던 일이라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부인 손씨는 "신혼 때는 우리형편도 넉넉지 못한 편이라 관심을 갖지 못했지만 20여 년 전부터는 남편이 이런 일 찾아다니는 게 일상이 돼서 지금은 아이들도 저도 기분 좋게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가족은 2년에 한 번씩 이맘때쯤 어른들에게 식사대접을 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더불어 사는 세상이 꼭 필요한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며 "74년에 강원도에서 이곳에 올라와 86년부터 이 동네에서 사업했는데 우리 동네 주민들이 저를 키워준 만큼 저도 그래야죠"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5.08 19:00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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