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의 '아름다운 막국수 선행'

횡성군 횡성읍 '선돌막국수' 윤순길·최정자 부부

등록 2009.05.09 14:26수정 2009.05.0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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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국수에 사랑·정성 듬뿍 담아, 매년 5월 노인 초청 무료식사 대접

식당 그만 둘 때까지 막국수 사랑 계속... 공동밥상 만드는 것이 소망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나는 나는 높은 게 또 하나 있지/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님 은혜/ 푸른 하늘 그보다도 높은것 같애…(생략)

 

"아버님, 어머님~ 막국수 드시고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화제의 천사 부부가 운영하는 선돌막국수. 어버이 날을 맞아 가게 앞에 노인들에게 막국수를 제공하기 위해 '오늘은 경로잔치 하는 날'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화제의 천사 부부가 운영하는 선돌막국수. 어버이 날을 맞아 가게 앞에 노인들에게 막국수를 제공하기 위해 '오늘은 경로잔치 하는 날'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유재국
화제의 천사 부부가 운영하는 선돌막국수. 어버이 날을 맞아 가게 앞에 노인들에게 막국수를 제공하기 위해 '오늘은 경로잔치 하는 날'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유재국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24년간을 끊임없이 매년 어버이 날을 맞아, 한 번도 쉬지 않고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막국수를 무료로 제공하는 아름다운 천사 부부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천사 부부는 횡성군 횡성읍 입석리에서 선돌막국수를 운영하는 윤순길(63세)·최정자(59세)씨 부부로, 매년 어버이날이 속해 있는 5월만 되면 이들 부부는 막국수와 함께 떡‧과일‧음료수‧술 등 푸짐한 음식을 정성스럽게 차려 놓고, 마을 노인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등 경로잔치를 베풀고 있다.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만든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막국수를 맛있게 먹고 있는 노인들 모습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만든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막국수를 맛있게 먹고 있는 노인들 모습유재국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만든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막국수를 맛있게 먹고 있는 노인들 모습 ⓒ 유재국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만든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막국수를 맛있게 먹고 있는 노인들 모습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만든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막국수를 맛있게 먹고 있는 노인들 모습유재국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만든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막국수를 맛있게 먹고 있는 노인들 모습 ⓒ 유재국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만든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막국수를 맛있게 먹고 있는 노인들 모습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만든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막국수를 맛있게 먹고 있는 노인들 모습유재국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만든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막국수를 맛있게 먹고 있는 노인들 모습 ⓒ 유재국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2일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운영하는 선돌막국수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사랑과 정성으로 만든 막국수를 먹기 위해, 찾아 온 노인손님(?)들로 인산 인해를 이루었다.

 

이날 선돌막국수를 찾은 노인은 횡성읍 입석리와 남산·청룡·반곡리를 비롯한 서도2차 아파트 등 10개 마을 노인 250여명으로, 부부는 이들 노인들에게 무료로 막국수를 제공하며 만수무강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윤순길·최정자 부부는, 100여명이 동시에 앉아 식사할 수 있는 홀이 꽉 차, 발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바쁜 상황임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막국수를 먹기 위해 찾아 온 노인들에게 일일이 '어서오십시오. 오시느라 힘드셨죠. 앉으세요. 많이 드시고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라는 말을 끊임없이 건넸다. 정성스럽게 막국수를 만들어 한상 차려 놓는 이들 부부의 모습은 힘든 기색 하나 없었다.

 

이날 막국수를 먹기 위해 찾아 온 노인들은 삼삼오오 자리에 모여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요즘처럼 돈 벌기도 어려운 시기에 공짜로 막국수도 주고, 술도 주고… 아마 이집 부부들은 복 받을 거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취재진과 만난 전상국(75세) 횡성읍노인회장은 "매년 노인들에게 밥과 술을 무료로 준다는 것이 쉽지 않고 보통일이 아닌데, 이들 부부들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동네 노인들을 불러 들여 막국수와 술을 준다. 그래서 우리 노인들은 해가 바뀌면 5월 어버이날이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정말 대단한 부부들이다"라고 말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막국수 사랑은 오후 2시가 훌쩍 넘어서야 끝이 났고, 이날 하루 무료로 제공된 막국수는 250여 그릇이 훌쩍 넘었다. 이날 사랑의 막국수 경로잔치에는 아들과 며느리, 딸 등 식구들이 총동원 되었으며, 이들 부부가 평소 주말이면 다니는 횡성제일감리교회 교인들도 함께 참여해, 음식을 나르고 제공하는 일을 거들었다.

 

 24년간 한결같이 막국수로 아름다운 사랑을 전달하고 있는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24년간 한결같이 막국수로 아름다운 사랑을 전달하고 있는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유재국
24년간 한결같이 막국수로 아름다운 사랑을 전달하고 있는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 유재국

 

윤순길·최정자 씨 부부의 막국수 사랑은, 2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큰 아들(현재 한국통신 근무)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음식점을 시작하면서, 개업 첫날 노인들을 초청해 막국수를 시식하게 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 후 몇 년간은 경로당으로 직접 막국수를 배달하는 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배달하는 데 한계가 있고, 또한 많은 노인들에게 막국수를 대접해야겠다는 생각에 직접 비좁은 가게로 노인들을 초청해, 막국수와 함께 푸짐한 음식으로 사랑을 전하면서, 올해까지 쉼없는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

 

힘이 들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윤순길·최정자 부부는 "힘이 들지만, 매년 5월만 되면 어르신들이 막국수를 기다리고 있기에 하나님의 배려와 은총이라 생각하며, 봉사를 하고있기에 힘들지 않다"며 "우리 가게에서 막국수 한 그릇도 드시지 못하고 돌아가신 어르신이 있는 것이 못내 마음 아프고 죄송스러울 뿐"이라고 말한다.

 

또한 "올해 오신 분이 내년에도 또 오셔서 막국수를 드실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윤순길·최정자 부부는 "가게를 그만두는 날까지, 또 체력이 허락되는 날까지 어르신들을 위해 막국수를 계속 대접해 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윤순길·최정자 부부는 "한 번 온 손님들이 다시 찾아올 때가 가장 반갑다"며 "지금처럼 오랫동안 변함없는 맛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을 찾아서 하고 잠시도 쉬지 않는다는 윤순길·최정자 부부의 양팔에는 일을 많이 해서 파스를 붙인 자국이 여기저기 남아 있었지만, 아픈 내색조차 하지 않고 오로지 노인들에게 막국수 사랑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니 아픈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주방에서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막국수를 맛있게 조리하고 있다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주방에서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막국수를 맛있게 조리하고 있다유재국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주방에서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막국수를 맛있게 조리하고 있다 ⓒ 유재국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주방에서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막국수를 맛있게 조리하고 있다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주방에서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막국수를 맛있게 조리하고 있다유재국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주방에서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막국수를 맛있게 조리하고 있다 ⓒ 유재국

 

윤순길·최정자 부부가 운영하는 선돌막국수는 횡성군에서 지정한 모범업소이자 매월 군청에서 차상위계층 노인들을 위해 지급하는 3000원권 식권 지정식당이다. 하지만 이들 부부들은 막국수 한 그릇값도 되지 않는 3000원권 식원을 가지고 찾아오는 노인들을 정성스럽게 맞이하며, 술까지 대접한다. 그래서인지 이곳 식당을 찾는 노인들은 분기마다 700~800여명에 이를 정도로 노인들의 사랑방으로 이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윤순길·최정자 부부는 매년 연말이면 후원자인 횡성읍 입석리 소재 정문약국 최주희 약사와 함께, 생활형편이 어려운 이웃생활과 학생들에게 쌀과 생필품‧장학금까지 전달하고 있어, 훈훈함과 함께 귀감이 되고 있다.

 

한편, 윤순길·최정자씨 부부는 "세상이 날로 각박해지고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운 실정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돌보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서 아름답고 훈훈한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한다"며 "앞으로 공공밥상을 만들어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온누리에 가득 전파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아울러 윤순길·최정자 씨 부부는 독실한 크리스찬으로 윤 대표는 횡성제일감리교회 장로를 맡고 있다.

2009.05.09 14:26ⓒ 2009 OhmyNews
#횡성군 #막국수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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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993년부터 지역신문 기자로 활동하면서 투철한 언론관으로 직업에 대해선 자부심과 긍지를 느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정론직필 통해 바르고 깨끗한 사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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