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에 익어버린 팔뚝은 통증을 느낄 만큼 욱신거리고, 사타구니에 불붙은 뻐근함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지만 이제금 시작된 자전거 타기는 앞으로도 쭈욱~ 이어질 것입니다.
임윤수
반환점에 도착한 사람들이 물을 찾지만 반환점에는 물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실수이건 운영미숙이건 땡볕 아래서 30여분을 기다렸고, 28도를 넘나드는 온도에서 20여Km 이상을 달려 왔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갈증을 내는 것은 당연할 겁니다. 마라톤 대회에서처럼 반환점에는 당연히 준비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였던 급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 당황되었습니다.
반환점에서 물을 찾는 건 필자만이 아니었기에 자전거에서 내려 반환점을 지키고 있던 진행요원들에게 급수가 없느냐고 물으니 "'안전상 급수는 하지 않는다'는 걸 대회책자에 공지하였다"고 하였지만 나중에 확인한 결과 대회 안내책자 어디에도 급수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당연히 급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사고지점에서 부상자에게 넘겨준 한 병의 물이 또 다른 아쉬움과 갈증으로 여겨지는 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습니다. 반환점을 돌아 조금 지나니 고속도로 한쪽에서 물병을 나누어 주고 있는 사람이 저만큼 보입니다.
예비군 훈련장 근처에서 김밥이나 음료수가 든 다라를 가져다 놓고 조심스레 물건을 팔던 아주머니를 연상시킬 정도로 길 가장자리에 물을 가져다 놓고 조심스레 건네주고 있었습니다.
갈증을 달래 준 오아시스 같은 사람들 일단 물을 한 병 받아 벌컥벌컥 마시고 어떻게 되는 분이냐고 물었습니다. 뒤이어 도착하는 사람들, 갈증이 목구멍을 넘어 가슴까지 타들어가고 있을 사람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되어준 사람들은 대전-당진간 고속도로 제3공구를 시공하고 있는 계룡건설 현장소장(44세, 하정수)과 직원이라고 하였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자신들이 공사하고 있는 현장을 달리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갈증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 부랴부랴 물을 준비해 나누어주고 있는 중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자발적으로 물을 나누어주던 사람들의 마음은 분명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으며 그 사람들이 나누어주던 물은 감로수였습니다.
물 한 병을 더 얻으니 단비를 맞은 새싹처럼 페달을 밟는 다리에 기운이 납니다. 골인지점을 돌아 대행진을 했던 코스를 따라 다시금 대회장으로 돌아와 기록칩을 반납하니 완주 메달 하나가 손에 쥐어집니다. 조금은 무모하게 도전한 자전거로의 70Km 주행은 시뻘겋게 익은 팔뚝과 욱신거리는 사타구니 그리고 완주메달 하나로 끝을 맺었습니다.
햇살에 익어버린 팔뚝은 통증을 느낄 만큼 욱신거리고, 사타구니에 불붙은 뻐근함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지만 이제금 시작된 자전거 타기는 앞으로도 쭈욱~ 이어질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얼마 전에 대전시에서는 모든 시민이 자전거로 인한 사고나 부상으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전거 보험에 가입을 하였다고 하였습니다.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사고부상자에게 <참가자 보험> 외로 어떤 혜택이 주어지는지를 지켜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