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크로폴라 모스크의 벽과 천장을 장식한 노란색 모자이크.
김은주
외국인이 우리나라로 여행 와서 보는 건 맨 사찰이지 싶습니다. 그런데 외국인은 의아해할 것 같습니다. 도시 스카이를 가득 메우고 있는 건 교회 십자가인데 유명한 관광지는, 불국사나 해인사, 통도사나 송광사 등 사찰이 태반이니까요. 현재의 한국은 기독교국가처럼 보이는데 어째서 유적지는 불교적일까, 하고 의아해하지 싶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과거와 단절된 현재를 사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란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과거와 현재가 일치했습니다. 지금의 이란은 누구나 인정하는 독실한 시아 이슬람국가인데 우리가 보러 다닌 이란의 과거 또한 이슬람교 사원인 모스크였습니다.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가장 볼 만한 구경거리는 모스크였습니다. 이곳 이스파한의 대표적인 관광코스도 역시 모스크 순례였는데 우린 숙소에서 좀 떨어져있는 자메모스크는 구경하지 못했고, 이란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스크라는 이맘모스크와 쉐이크로폴라 모스크는 구경했습니다.
먼저 쉐이크 로폴라 모스크에 갔습니다. 쉐이크 로폴라 모스크는 이름이 좀 길고 유별나 보이는데 이 모스크는 특이하게 첨탑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이 모스크가 일반 대중을 위한 모스크가 아니라 하렘의 왕족 여자들을 위한 모스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정한 대상을 위한 모스크라서 기도시간을 알리는 아잔을 외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첨탑이 없는 것이지요.
세이크로폴라 모스크는 지하로 내려가 꼬불꼬불한 복도를 따라 가면 기도실이 나오는데 이 기도실을 장식한 벽과 천장의 복잡한 모자이크를 감상하는 게 쉐이크 로폴라 모스크의 관전 포인트라고 합니다. 또한 격자무늬 창문으로 투과되어 들어오는 햇빛의 음영 또한 빠뜨릴 수 없는 풍경이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