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의 거수경례와 민간인의 경례 5.19일 논산시청에서 국방대 논산이전 설명회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윤형권
국방대(총장 박창명 육군중장)가 스스로 궁색한 처지를 만들고 있다. 국방대는 논산 이전문제와 관련해 2년여 동안 지루한 공방 끝에 결국 기형적인 분리 이전 계획을 내놓았다.
19일 오전 10시 논산시청에서 임성규 논산시장과 이인제 국회의원, 송영철, 송덕빈 충남도의원, 논산시의원들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광우 국방부 군사시설기획관은 "국방대내 안보과정과 석․박사과정은 서울에 잔류하고, 나머지 합참참모과정과 직무연수과정을 논산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광우 기획관은 "정부의 국방개혁방침에 따라 2011년 창설예정인 국방시설본부 충청권 시설단을 논산에 설치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방대가 분리 이전 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국방대 박상묵 부총장(공군 소장)은 "안보과정과 석․박사과정은 서울에 있어야 피교육자와 교수들이 편리하다. 총장 깃발이 논산에 내려가므로 분리 이전이 아니라 몸통 이전이다"며 분리 이전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종근 논산시의원은 "이건 쿠데타다. 국방대가 논산으로 이전하려면 원안대로 모두 이전해야지 이제 와서 접근성 따지고 환경 따지며 분리 이전을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하는데, 더 이상 논산시민을 우롱하지 마라"며 물병을 집어던지면서 강렬하게 반발했다.
구본선 논산시민대표도 "논산시민이 국방대를 오라고 한 게 아니라, 국가정책에 따라 결정된 것을 하루 속히 실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 뿐이다"며 "기형적으로 분리해서 이전하겠다는 꼼수로 더 이상 논산시민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논산시민들과 군의 충돌 우려도 제기되었다. 송영철 충남도의원은 "군이 원칙과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면 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국방대 측을 압박했다.
국방대의 분리 이전계획이 알려지자 논산시민들은 "국방대가 분리해서 이전하겠다는 꼼수를 보인 이상 육군훈련소 입영장정 입소거부 운동에 돌입하겠다"며 강경한 태세를 갖추고 있어 민간인과 군과의 충돌이 우려된다.
국방대 이전문제는 지난 2007년 12월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논산이전으로 확정한 바 있으며, 그 당시 국방대 분리 문제를 거론했으나 균형위에서는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고 일축 한적이 있다.
아울러 지방으로 이전할 공공기관 157개 중 156개 기관은 이미 입주할 준비를 하거나 이전계획서를 국토해양부에 제출한 상태다. 유일하게 국방대만이 이전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이전 대상지 주민들과 힘겨운 말싸움만 2년여째 해오고 있다.
또한 국방대를 논산에 이전시키겠다는 계획은 이명박 정권의 2007년 대선당시 대통령 공약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국회에서도 2008년 12월 국방대 이전에 대해 설계비 85억, 토지매입비 61억을 2009년도 예산으로 확보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