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청 앞에 설치된 어린이집 폐쇄 철회를 위한 서명대에서 시민들이 서명하고 있다.
김한영
수원시가 어린이집 폐쇄를 불과 20여일 앞둔 시점에서 폐쇄방침을 통보한 것도 워킹맘들에게 혼란과 함께 행정에 대한 불신을 안겨주고 있다.
일부 워킹만들은 수원시의 폐쇄통보 이후 아기를 맡길 다른 보육시설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영아전담시설이 없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사립시설도 이미 정원이 채워졌거나 운영여건 등이 달라 아기들을 맡길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워킹맘은 "어린이집 폐쇄통보 이후 매일 여러 시설들을 찾아다니지만 운영시간이 다르거나 영아반이 있어도 만1세 이하 아기는 받아주지 않는 곳이 많아 아직까지 헤매고 있다"면서 "이대로 가면 직장을 그만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원시 홈페이지 '열린시장실'에도 최근 어린이집을 이용해온 워킹맘들이 원망과 고충을 호소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와 있다.
임아무개씨는 "수원시의 보육시설 폐쇄통보 이후 제대로 잠을 잔 날이 없고, 그동안 사립·가정시설 등을 돌아다녔지만 갓 돌 지난 아기를 맡아줄 곳을 찾지 못했다"면서 "먹지도, 잠도 자지 못하는 엄마의 마음을 시장님이 아실까하는 생각에 글을 쓴다"고 밝혔다.
임씨는 또 "(보육시설을 폐쇄할 방침이었다면) 지난 3월에 신입 아기들을 받지 않았으면 이렇게 속상하고 화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수원시의 보육시설 폐쇄통보로 인해 물질적·정신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워킹맘'들 "우리 아이 어디다 맡기나... 폐쇄 말고 유지를"생후 15개월 된 아기 엄마라고 밝힌 김아무개씨는 "시립 보육시설이라 안심하고 아기를 맡겨왔는데, 갑자기 폐쇄하면 나 같은 '워킹맘'들은 어디에 아이를 맡겨야 하느냐"면서 "직장을 그만두라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이아무개씨도 "말도 못하는 아기들이 몇 달 동안 아파가면서 겨우 적응한 곳을 아무런 대책 없이 폐쇄한다니,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이러면서 출산율 떨어진다고 출산장려정책은 왜 추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7개월 된 아기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직장에 다니고 있는 임길예씨는 "저출산이 사회문제라며 엄마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하겠다던 보육정책이 수원시의 유일한 영아전담 어린이집 폐쇄냐"면서 "제발 폐쇄하지 말고 유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임씨는 공공서비스노조 경기지부 조합원인 일부 보육교사들과 지난 18일부터 수원시청 앞에서 어린이집 폐쇄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과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 <다음> 아고라에서 청원서명을 받고 있다.(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71571)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5월말 이후 어린이집이 폐쇄되면 대부분 실직자로 전락할 위기에 있다. 한 보육교사는 "지금으로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어 막막하다"면서 "보육교사 결원이 생기지 않으면 취업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