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김해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분향소에서 한 조문객이 주저앉아 오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봉하마을로 조문을 온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일부 시민들이 술렁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3시 50분경 김해 공항에 도착해 차량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시민들은 "박근혜는 오지 마라, 죽여놓고 약올리나, 정치쇼하나"라고 적힌 종이 피켓을 들고 나와 서 있기도 했다. 한 남성은 "박근혜는 물러가라, 노무현이 죽어갈 때 박근혜는 무엇을 했나, 증명사진을 찍으러 봉하마을 오지 마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박근혜 전 대표측은 봉하마을로 가던 중 빈소 관계자들과 전화 통화 후 "조문이 여의치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후 4시 50분께 다시 차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봉하마을을 방문한 이부영 전 의원이 목덜미를 잡히는 등 수난을 당했다. 이 전 의원은 오후 4시10분께 봉하마을 입구에서 내렸는데, 그를 알아보는 시민들이 달려들어, 욕설을 내뱉으며 대통령 힘들 때 이부영은 뭐 했나 무슨 낯짝으로 이곳에 왔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 전 의원은 시민들의 격한 항의 속에 보좌관들의 도움을 받으면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봉하마을회관으로 들어갔다.
이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비통한 심정을 말할 수 없다. 현 정부는 민심이 어떤지 알아야 한다"며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해서 이런 결과를 빚은 것이다.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심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엄청난 충격이다. 노 전 대통령의 비극은 우리 정치 전체의 비극"이라며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우리 모두 반성하고 국가적인 성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갑 전 대표는 "나는 노무현 정부 당시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억울하게 처벌당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심정 고통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뤄지는 정치보복성 검찰 수사가 더 이상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을 언론 보도에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40대 여성은 "언론 기사를 보면, 봉하마을에 오는 사람들은 무조건 노사모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는데, 우리는 순수한 시민이다"고 말했다.
전 범어사 주지 대성 스님(김해 은하사 주지)은 조문을 마친 뒤 "할말이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또한 경남외국인노동상담소(이철승 소장)의 이주노동자 50여명이 단체로 조문 오기도 했다.
한편 이규택 친박연대 대표가 오후5시 50분경 걸어서 봉하마을 분향소 50미터 떨어진 입구까지 왔다가 시민들의 제지를 받고 돌아갔다. 일부시민들은 "여기서 어딘데 오느냐? 다 한나라당 성향 아니냐? 물러가라"고 외쳤고, 일부 사람들은 이규택 대표를 쫓아가면서 보좌진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남성은 이규택 대표의 턱부위를 손으로 치기도 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비롯한 30여명의 스님과 조문을 했고, 축원을 진행했다.
24일 오후 노건평 집에 갔다 나온 이재우 진영농협조합장은 노건평씨가 "대통령 걱정을
많이 했는데. 왜 죽었노라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이재우 조합장은 "장래는 국민장으로 치루는데, 봉하마을 어디에 장지는 정할지는 정확하게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16신 대체 : 24일 오후 3시]김형오 국회의장, 마을 입구에서 문상 거부당해... 오후 2시 40분경 돌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