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봉우뚝 솟은 암봉들...
이명화
좁다란 길 따라 가면서 상계봉 정상일대에 솟은 암릉구간을 바라본다. 상계봉으로 가면 길에서 잠시 뒤로 물러나 제1망루에 가 보고 다시 뒤돌아서 목적지인 상계봉으로 간다. 크고 작은 암봉들로 이루어진 상계봉 바위들, 가장 높은 바위 벼랑 끝에 여러 명의 사람들이 올라앉아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모습 보인다.
흐린 하늘 아래 멀리 만덕동 일대와 쇠미산 백양산 등이 조망된다. 반대편으로는 낙동강지류와 김해평야가 흐리게 보인다. 우리가 처음 산 들머리에서 만났던 두 청년도 낙동강 쪽을 내려다보며 높은 바위에 올라앉아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하산한다. 등산길도 하산 길도 낯선 길이니 하산 길에 어둠이 찾아올까 마음이 바빠 오래 앉아 있을 수 없다.
안부에 도착, 5시 10분이다. 하산 길은 온 길을 버리고 빙 둘러가되 쉬운 길로 간다. 여백이 있고 넓어서 사람들 발길이 잦은 길로 택한다. 넓고 호젓한 길, 둘이서 손잡고 걷기 좋은 고요한 숲길 따라 손잡고 걷는다. 5시 20분, 수박샘에 도착, 물 한 병 받아서 간다. 우리는 늦었다고 하산을 서둘렀건만 지금 산으로 오르는 사람들도 더러 보인다.
우리는 서로 눈이 휘둥그레져서 마주본다. 남편 하는 말, "봐~지금 오는 사람도 있는데 괜히!" 넓은 길, 조용한 숲길을 걷노라니 뻐꾸기 소리, 꿩이 가끔 푸드덕 날개 짓하며 날아오르는 소리, 작은 산새들 지저귐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5월의 저녁 숲 향기 그윽하다. 아름다운 길이다. 넓은 길은 넓은 길대로, 좁은 길은 또 좁은 길대로 ...
발길 닿기 좋고, 문턱 낮아... 금정산만한 곳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