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음 색소폰 동호회원들이 야외수업을 마치고 합주를 하고 있다
오문수
일주일간의 우울한 국장 기간을 지낸 토요일 오후 여수 무선공원에 아름다운 소리가 들렸다. 때로는 고인을 위로하듯 슬픈 소리가, 때로는 새출발을 다짐하듯 격정적인 소리가 울렸다.
아름다운 호수로 둘러싸인 무선 공원 주변에는 놀이터와 벤치 및 운동시설이 있고 한편엔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연장도 갖춰 있어 주민들로부터 사랑받는다. 회원들은 애지중지하는 악기와 과일들을 들고와 나무 그늘에 자리를 깔고 앉았다.
이날은 30여 명의 청음색소폰 동호회원들이 처음으로 야외수업을 시작한 날이다. 예정된 2시를 맞추기 위해 회원들과 선생님들이 공연준비에 열심이다. 처음으로 대중 앞에 나서는 초보자들은 악보를 꺼내들고 보거나 농담을 하며 웃지만 내심 떨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수업은 각자가 좋아하는 노래를 1절만 연주하고 조별 연습을 거친 후 마지막으로 '사랑을 위하여'를 합주하며 마칠 계획이다.
회원들의 수준은 6개월부터 8년까지 천차만별이다. 나이도 이십대부터 육십대까지 천양지차다. 직업 또한 다양하다. 목사, 교사, 회사원, 소방관, 주부 등.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가 색소폰이다. 악기 가격이 결코 싸지 않은데도 기꺼이 투자하고 보물처럼 애지중지하는 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