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차 서해교전1999년 6월 15일, 우리 해군의 참수리 고속정이 북한 경비정의 선체에 부딛쳐 막는 '밀어내기 기동'을 하고 있다.
국방부
군 관계자들은 남북 군사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을 꼽는 데 이견이 없다. 이미 1999년과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남북 해군 간 교전이 발생한 이곳이 다시 폭풍전야의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7일 오후 이곳에서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이 완전히 철수한 것이 확인되자 군 당국은 북한의 군사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이 지역에 구축함과 초계함, 고속정을 대폭 증강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당국자는 9일 "북한 경비정이 의도적으로 서해 NLL을 침범해 긴장을 조성할 가능성에 대비해 NLL 인근 해상에 함정을 증강 배치했다"며 "증강된 함정에 대해 자세한 전력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평소보다 2배가량 증강배치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해군은 현재 3200톤급 '광개토대왕급' 구축함(KD-1)과 1900톤급 '포항급' 초계함(PCC)은 물론 최근에 취역한 유도탄고속함 '윤영하함'(440톤급), '참수리급' 고속정(PKM) 등 수십 척의 전투함을 NLL 해상에 전진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해안포·미사일 한국 해군에 큰 위협 우리 측에서는 경기도 평택항에 사령부를 두고 있는 제2함대 사령부, 북한 측에서는 황해도 남포에 위치한 서해함대 사령부가 이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동서로 단절된 북한 해군은 수상 전투함정 420여 척과 잠수함 60여 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70~80%를 서해상에 배치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략 북한 서해함대 사령부는 수상 전투함정 340여 척과 잠수함 40여 척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해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 서해함대 사령부 보유 전력 중 약 60% 정도가 해주와 사곶 등 NLL 근방에 전진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해군 2함대가 보유한 함정 척수는 북한에 비해 적지만, 함정의 종합적인 전투 능력을 감안하면 북한 해군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과 군사전문가들의 일치된 평가다. 또 고 윤영하 소령을 비롯한 6명의 전사자가 발생했던 지난 2002년 제2차 서해교전의 교훈을 분석하여 해군은 최전방의 참수리급 고속정을 화력으로 뒷받침할 포항급 초계함과 함께 묶어 배치하는 이른바 '편조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즉, 속도는 빠르지만 40mm '보포스 포'와 20mm '시 발칸' 등 비교적 경무장인 참수리 고속정들을 2~3Km 후방에 위치한 포항급 초계함의 76mm 함포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군 당국은 해군 함정간의 전투에서는 우리 해군이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NLL전역이 북한이 서해안을 따라 구축한 해안포와 대함 미사일의 사정거리 안이라는 점에 긴장하고 있다. 북한은 사곶과 해주, 옹진반도 등에 해안포와 '샘릿', '실크웜' 지대함 미사일 등을 집중 배치해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이 보유한 100mm 해안포는 사정거리가 20km로 북한이 자신들의 영해로 선포한 해상군사분계선 전역이 사정권에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