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인근 해상은 1999년 제1연평해전에 이어 2002년 제2연평해전이 벌어진 해역으로 2004년 남북 함정 간 무선통신 등 서해상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측 경비정의 잇따른 NLL 침범으로 긴장이 계속되는 곳이다.
연합뉴스 서명곤
- 북한 동향이 심상치 않다. 전쟁이 날 것 같은가.
"전쟁 난다. 현재의 상황은 한반도에 긴장조성이 필요한 김정일과 이명박 정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그래서 전쟁이 날 것이다. 그러나 제한 전쟁일 것이다. (남북한 모두) 미국을 의식해 국지전에 그칠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보위원, 3일)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한 전쟁'(국지전)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전쟁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미군이 있으니 (남북한이 모두) 지상전까지 전선을 확대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북한의 대남 도발이 일촉즉발 상황인데 서해안에서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을까요."가능성이 있지요. 저쪽에서도 (남한이)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에 가입하면 선전포고로 인정한다고 했으니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쓸 능력이 없고 재래식 무기는 전부 노후화됐고…. 미군이 있으니 지상전까지 전선을 확대시키진 않을 겁니다."(김대중 전 대통령, 8일자 <중앙일보> 인터뷰)
그러나 전쟁이 계획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다. 전쟁이라는 지뢰밭에는 늘 의외의 돌발 변수들이 잠복해 있다. 제한된 해상교전일지라도 한순간에 지상전으로 옮겨 붙을 수 있고, 국지전은 어느 순간에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 모든 전쟁은 예측불허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우발적인 인화성보다 더 위험한 것은 한반도에 전쟁을 바라는 세력들이 있다는 점이다. 박선원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은 "지금은 군사적 충돌에 대한 욕구가 한반도에 충만해 보인다"면서 제한된 고강도 전쟁을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명박 정부는 군사적 충돌의 먹구름을 걷어내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반도에 충만한 군사적 충돌 욕구... 남북 정권 이해관계 맞아떨어져- (남북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나."지금은 군사적 충돌에 대한 욕구가 한반도에 충만해 보인다. 이명박 정부는 군사적 충돌의 먹구름을 걷어내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는 군사위기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위험한 충동에서 벗어나야 한다." (박선원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8일자 <오마이뉴스> 인터뷰)
그 점은 북한 정권도 마찬가지다. 북한 핵실험 직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북한의 강경 정책은 미국의 관심 끌기용인 동시에 후계자의 업적을 쌓기 위한 명분용"이라면서 "초강수를 통해 상황이 유리하게 전개되면 모든 성과를 후계자의 몫으로 돌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긴장을 고조하는 이면에는 3세 후계체제 확립을 위한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북한은 후계자의 업적을 쌓기 위해서라도 긴장 조성의 전의를 불태우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는 차분하고 체계적으로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대응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긴장을 완화하면서 대화의 실마리를 찾기보다는 오히려 앞장서서 국민의 안보불감증을 타박한다.
이는 북한 핵실험 이후 취한 이 대통령의 '안보 행보'에서 잘 드러난다. 이 대통령은 ▲ 5일 국가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간담회 ▲ 6일 한미 연합 항공작전 지휘통제부 방문 ▲ 8일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 등 주한미군 장성 부부 청와대 초청행사 등을 통해 연일 북한 정권에게 '덤비려면 얼마든지 덤벼라'는 식의 호전적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물론 북한군에 비해 한국군은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제1, 2차 서해교전 때만 해도 남북간에 확전을 막을 수 있는 정치적 메커니즘과 대화 채널이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확보돼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남북한 당국간의 신뢰는커녕, 대화할 수 있는 핫라인마저 끊긴 상황이다. 게다가 남북한 경제협력의 버팀목이었던 금강산관광은 중단된 지 1년째이고 개성공단은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실정이다.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 선 한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