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할아버지가 하는 거 봤는데요. 심는 게 너무 재밌어요."
"흙 만지는 느낌이 이상하지만 재밌네요."
한 낮에 내리쬐는 뙤약볕에도 아랑곳없이 경남 사천 대방초등학교 운동장은 어린 학생들의 분주한 손놀림과 조잘거림으로 시끌벅적이다. 생전 처음 해보는 모내기가 어설프기 그지 없지만 새록새록 맺히는 땀방울 사이로 비친 아이들의 얼굴과 손놀림은 진지하기만 하다.
사천시 삼천포 앞바다가 내려도 보이는 곳에 위치한 대방초등학교(교장: 공기덕)가 11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학교운동장에서 200여명의 전교생이 참여한 가운데 모내기 체험학습을 가졌다. 벼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에 대한 고마움과 먹을거리의 소중함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모내기 체험학습을 열었다.
공기덕 교장선생님의 모내기 심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을 시작으로 모내기 체험학습이 시작됐다. 2인 1조로 자신의 이름표를 붙인 네모난 상자에 몇 묶음의 모를 조심스럽게 심어 보지만 이내 쓰러지고 만다. 모를 심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지만, 장난감을 만지듯 아이들의 표정은 웃음으로 가득 찼다.
직접 논에서 모내기 체험학습을 못하는 게 아쉬워 보였다. 공기덕 교장은 "인근에 있는 논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했다.
올해 3월 바다 넘어 미국에서 건너 온 원어민 영어 교사 브라이언씨도 모내기 체험학습에 참가했다. 모를 심는 방법을 알려주는 공 교장의 설명에 알듯 모를 듯 한 표정을 짓든 브라이언 선생은 곧바로 아이들과 어울려 모를 직접 심었다.
이번에 심은 모는 학생들이 직접 재배해서 수확까지 하며 학교 급식에도 오를 예정이다.
공기덕 교장은 "요즘 아이들이 모를 만져 보기 힘들고, 쌀의 귀중함을 모르고 있어 이런 걸 알려주기 위해 모내기 체험학습을 열게 됐다"면서 "이 기회를 통해 제2의 우장춘 박사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방초등학교는 학교 내 텃밭을 가꾸어 학생들이 직접 재배하고 수확한 채소와 학생들이 담근 김치, 된장, 젓갈 등을 학교 급식용으로 이용하는 등 인성 교육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6.11 21:15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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