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산동 4개면(목면, 정산면, 청남면, 장평면) 지역주민과 정산고 총동창회 등은 19일 오후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청양고 인문반 설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충남 청양고등학교 인문반 설치를 놓고 청양지역 주민들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청양고등학교는 올해 3월 청양농공업고등학교와 청양여자정보고등학교가 통합되어 새롭게 출발한 학교로, 현재 식품가공, 식물자원, 산업기계학, 컴퓨터전자, e-비즈니스, 그래픽디자인, 게임창작학과 등 7개 학과로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다.
청양고는 앞으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기숙형공립학교 전환을 바라보고 인문반 3개 설치를 교육청에 신청했다. 이를 중심으로 청양의 새로운 명문학교 도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청양지역에서 유일한 인문계 고교인 청양 정산고 인근지역 주민들이 청양고 인문반 설치를 반대하고 나서면서 찬성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청양 11개 읍·면 중 칠갑산을 중심으로 동쪽에 위치한 산동 4개면(목면, 정산면, 청남면, 장평면) 주민과 청양 정산고 총동창회 및 학부모 등 100여 명은 19일 오후 대전에 있는 충남교육청 정문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동서갈등 조장하고, 청양교육 공멸시키는 청양고 인문반 설치 결사 반대한다', '지역균형발전 훼손하는 청양고 인문반 결사 반대한다', '청양고 인문반 설치 산동주민은 행정구역 개편을 요구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도교육청이 청양고 인문반 설치 심의에서 이를 부결시킬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인구 3만 4000명밖에 되지 않는 청양군에서 두 개의 인문계고교가 생길 경우, 정산고는 학생 부족으로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정산고의 존립을 위협해 칠갑산으로 나뉘어 있는 산동지역의 발전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 청양읍을 포함한 산서 지역에는 대학과 관공서, 문화시설, 체육시설 등이 몰려있지만, 산동지역에는 그러한 시설이 전무한 가운데 인문고마저 존립의 위기를 겪게 하는 것은 지역균형발전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교육청은 청양고 인문반 설치를 백지화하고, 만일 청양고 인문반 설치를 강행할 경우, 산동 4개면은 청양이 아닌 공주로의 행정구역개편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청양고 인문반 설치를 찬성하는 청양읍을 비롯한 7개 읍·면 지역주민들은 정산고까지의 통학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학생 및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청양고에 인문반 설치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한 실제 이 지역 학생들 일부는 정산고가 아닌 천안지역의 고교를 선택, 지역인재의 유출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며, 청양고의 기숙형공립학교 전환 등을 통한 명문고 육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충남도교육청은 이날 오후 '교육과정위원회'를 열어 청양고에 인문반 2개 설치를 허가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정은 다음 주 김종성 교육감의 결재로 결정된다.
또한 비슷한 이유로 갈등을 겪고 있는 강경상고 인문반도 2개 반 규모로 설치를 허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심의위원들은 지역 주민들의 반대의견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입장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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