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박종태다! 열사정신 계승하여 노동자해방 쟁취하자"라고 구호를 외치는 참석자들 앞에서 조사에 나선 백기완 선생은 "나는 오늘 박종태 동지를 땅에 묻으려고 이곳에 오지 않았소, 이 땅에 묻을 것은 당신이 아니라 썩어 문드러진 금호그룹과 이명박 정권이 아니겠소"라고 울부짖었다. 그는 또 "박동지는 쓰러진 게 아니오, 해방이라는 깃발을 들고 저만치 앞서 달려가고 있을 뿐이오"라면서 "박종태! 박종태! 박종태!"라고 크게 외쳤다.
이어 임성규 민주노총위원장이 조사에 나섰다. 임 위원장은 "혼자 걷기엔 너무나 멀고 시린 그 길로 동지를 떠나보내는 우리 모두는 죄인"이라며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을 쟁취하자는 소망도, 끝까지 싸워 반드시 이겨달라는 부탁도 아직 다 이뤄내지 못한 우리는 동지 앞에 모두 한없이 못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홍희덕 의원도 조사를 통해 "당신을 죽음으로 내몬 더러운 정권과 자본에 맞서, 당신이 죽음으로써 외쳤던 100만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해 싸워갈 것"이라며 "더 나아가 비정규직 철폐와 신자유주의를 박살내고, 노동자와 민중이 주인 되는 통일된 세상을 만들어 살아있는자로서 도리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박종태 열사여 당신이 유서에서 '동지들과 함께 했던 수많은 시간이 행복했고, 소중했다'고 말했던 것처럼, 우리 역시 당신과 한 시대를 살았다는 것에 깊은 행복을 느낀다"면서 "사랑하는 동료와 후대를 위해 역사의 열매가 아니라 거름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동지에게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을 그리는 조가가 울려 퍼졌고, 고인에게 보내는 조시가 낭송됐다. 또한 고인의 영혼을 달래는 진혼무가 펼쳐지면서 영결식은 절정에 다다랐다. 특히 고인이 생전에 가장 좋아했던 '민들레처럼'이 추모곡으로 불리자 참석자들은 노래를 함께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고인의 부인인 하수진씨는 유족 인사말을 통해 "투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바뀌지 않는 한, 노동자가 주인이 되지 않는 한, 남편을 가슴에 묻고 살 수 밖에 없습니다"라면서 "남편을 기억하는 그날까지 여러분의 사랑과 의리도 기억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헌화가 이어졌다. 가장 먼저 유가족이 헌화에 나섰으나 사랑하는 가족을 보내기 힘든 유족은 고인의 영정 앞에서 소리 내어 울부짖었다. 또한 동지를 보내는 참석자들도 고인의 영정 앞에 한송이 국화꽃을 바치면서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한편, 유해가 광주로 이동해 대한통운 광주지사 앞과 금남로에서 노제를 지낸 뒤 망월동 구 묘역에서 하관식을 갖는 것으로 모든 장례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2009.06.20 15:45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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