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류가 자유롭고 존엄한 세상, 인권은 희망입니다. 난민들의 인권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6월 20일)'을 맞아 다양한 캠페인이 전개됐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대표 고은태)와 난민인권센터(대표 김규환)는 20일 오후 3시 서울 이화여대 입구 대현어린이공원에서 '2009 세계 난민의 날'을 기념하는 '난민, 우리와 함께'라는 주제로 캠페인을 진행했다.
장대비가 계속된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주최측 회원 및 자원봉사자, 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인사말을 한 김규환 난민인권센터 대표는 "오늘날 한국 난민들의 현실이 지금 내리고 있는 궂진 날씨와 같다"면서 "예전과 별로 달리 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신념, 소수민족의 탄압 등의 이유로 난민을 신청한 2200여 명의신청자 중 100여 명만 난민으로 인정한 상태"라면서 "우리들의 관심과 연대를 통해 난민 문제를 해결하고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즐겁고 행복하게 살게끔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를 본 김원태 난민인권센터 사업팀장은 "세계인권선언 제4조에도 난민의 지위가 명확히 적시됐다"면서 "그들 스스로의 양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난민을 선택한 용감한 사람이다.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소수민족(줌머족)으로 2004년 난민을 인정받은 로넬(41, 경기 김포 거주)씨는 "난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어제 국가인권위원회 난민 토론회, 오늘 오전 '피난처'의 난민 기념행사, 여기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난민 캠페인을 보니, 난민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나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정권의 탄압에 못 이겨 지난 2008년 9월 난민으로 인정받은 마은적(40)씨는 "'함께하는시민행동' 활동가로 일하고 있고, 미얀마민주화를 위한 엔지오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난민을 인정받았는데도 직업 등을 구할 수 없어 인정받지 않았을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하지만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날 엠네스티 한국지부 대학생 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상은(20, 중앙대 심리학과 1년)씨는 "어떤 사람이든 사람을 사랑해 줘야 된다"면서 "작년 고등학교 시절 엠네스티에 가입해 정기모임을 통해 인권에 대한 스터디를 해왔다. 오늘은 난민 행사에 자원봉사를 하기위해 왔다"고 밝혔다.
모친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노숙자 무료급식, 난민 등을 위해 묵묵히 자원봉사 활동을 해온 윤모아(19, 여의도여고 3년)양은 "난민, 노숙자, 장애인 등 사회 약자들도 동등한 한 인간으로서 권리를 인정받아야 한다"면서 "오늘 난민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자처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난민들의 존재와 권리를 되새기며, 이들이 단순히 수혜의 대상이 아니라 정당한 권리를 가지는 사회구성원으로 살아 갈 수 있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계획됐다. 세계인권선언 14조에도 '모든 사람 박해를 피하여 타국에서 피난처를 구하고 비호를 향유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런 숭고한 뜻을 알리기 위해 이날 한국에 살고 있는 2262명의 난민신청자를 상징하는 인권도미노를 만들어 난민의 인권을 알리는 퍼포먼스와 세계지도가 그려진 천위에 발바닥 모양의 도장을 찍어 난민 이동의 자유를 표현한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특히 난민들의 그림전시회와 그들이 만든 물품을 전시·판매하기도 했다. 이날 참석한 난민을 대상으로 서울의료원 의사들이 이동진료차를 끌고 나와 초음파, 엑스레이, 피검사 등 무료건강검진 및 처방을 하기도 했다.
난민이란 인종, 종교, 국적, 특정사회집단 소속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차별과 박해를 받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두려움으로 인해 외국으로 탈출한 사람을 의미한다.
그러나 포괄적으로 보면 난민과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지만 외국으로 탈출하지 못한 국내실향민이나 질병, 재난 등의 문제로 인해 인도적 차원에서 보호가 필요한 인도적 지위자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미 잘 알려진 아인슈타인, 헨리 키신저, 로버트 카파, 쇼팽 등도 난민이었다라는 사실도 눈여겨 볼만하다.
유엔은 지난 1951년 난민협약을 채택해 난민에 대한 보호를 국제사회의 공동의무로 규정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94년 난민협약을 비준했지만 2000년까지 난민을 인정하지 않았다.
2001년 이후 난민을 인정하기 시작해 현재 2262명의 난민신청자 중 107명만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상태다. 이렇게 난민 지위 획득이 어려운 것은 난민 인정심사의 정확성과 공정성 등 제도의 미비와 관련 당국의 난민 권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2009.06.21 09:53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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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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