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권우성
"오동잎이 떨어지면 가을이 온 줄 알아야 한다?"한여름 오동잎 타령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진원지가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이 읽힌다.
전혀 뜬금없는 타령이 아니다. 천성관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백용호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검찰총장과 국세청장에 임명해 놓고 흘린 것이어서 긴장할 만하다. 아니 오싹할 만하다.
'힘센 두 기관장의 친위대 발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잘 해석하고 행동하라'는 복선이 짙게 깔려 있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회의적 평가로 방점을 찍기엔 이르다. 서거정국을 종식시키고 이참에 정국을 더욱 바짝 죄어보려는 의도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공정위 "신문고시 폐지여부 8월까지 결론" 가뜩이나 무서운 통제로 약자와 소수자들의 오금을 저리게 하더니 '공안통' 검찰총장을 임명한 이 정부가 앞으로 얼마나 더 '민주'와 '법치'를 내세워 '공안통치'를 강화하려는지 속을 좀처럼 알 수 없다. 법질서 확립에 초점을 둔 '공안통' 전진배치라고 하지만 이 같은 선택은 어지러운 시국에 잔인한 처방과 진배없다.
초강력 한파가 몰아쳐 정국을 더욱 냉각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충분히 가능케 한다. 거센 풍랑 예고는 '공안호'에 그치지 않는다. 언론의 재벌화, 권력화 강화다. 미디어법에 이어 이번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 하여금 총대를 메게 했다. 8월 안에 신문고시 폐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당찬(?) 각오다.
공정위는 지난 23일 "총리실에서 정부 모든 부처의 훈령 중 5년 이상 개정이 없었고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규제에 대한 존치 여부를 검토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며 "이에 따라 신문고시도 폐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8월 말까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잠깐 주목해야 할 대목 한 가지. 왜 하필 백용호 공정위 위원장이 국세청장에 내정된 시점과 맞물려 신문고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을까? 그건 이미 예고된 바다. 지난해 4월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그가 현행 신문고시에 못마땅한 반응을 나타내기 시작한 시점이다. "신문고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시민사회단체의 거센 반발을 샀지만 그건 서막에 불과했다.
당시 백 위원장은 취임 1개월을 맞아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과도한 신문시장 규제 주장에 대해 "시장의 반응을 충분히 알고 있으며 신문고시를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며 "아직 어떤 방향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신문협회와 상의하는 등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해 불씨는 지펴졌다. 그 후 공정위는 1년 2개월여 만에 폐지를 향한 골격을 드러냈다.
백용호 날자, 신문고시 폐지 위기...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