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에 추모벽화를 그리러 온 자원봉사자들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 분향을 하고 있다.
이주빈
경기도 양주에서, 안산에서, 경상도 대구에서 그리고 전라도 광주에서 출발한 자원봉사자 52명이 3일 오후 5시 한 자리에 모였다. 그들이 모인 곳은 경남 김해 진영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곳이고 분향소가 있는 곳이다.
초등학교 2학년생부터 40대 후반의 가장까지, 미대생부터 가정주부까지. 나이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른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까닭은 봉하마을에 고 노 전 대통령 추모벽화를 그리기 위해서다. 이들은 오는 5일까지 봉하마을길에 있는 연석에 추모벽화를 그릴 예정이다.
바보 노무현 기리는 마음으로 추모벽화를초등학교를 다니는 두 자녀와 부인과 함께 가족 네명이 추모벽화 그리기에 참여한 이수행(광주)씨는 "이 손이 역사를 그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작업복을 펼쳐보이며 "이 문구가 오직 저의 마음"이라며 "의미있는 일을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씨의 아내 배경옥씨는 "내 아이들이 여러분처럼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면서 추모벽화작업을 제안하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젊은 대학생들과 참가자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역시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와 함께 참여한 김영희(광주)씨는 "여러분과 함께 서툴지만 추모벽화를 함께 그리면서 내 마음속에 평생 쓰러지지 않을 작은 비석 하나 세우겠다"고 참가 동기를 말했다.
서울 추계예술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있는 정다윤씨는 "노 전 대통령께서 살아계실 때 관심을 갖지 못하고 하필 돌아가시고나서 관심을 갖게 돼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서 "그림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추모벽화가) 잘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너무 슬퍼서 친구들과 함께 이번 추모벽화 그리기에 참여하게 됐다"는 조아현씨. 그는 "노 전 대통령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요즘 많이 보고 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생각과 업적 같은 것이 잘 그려진 다큐멘터리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번 봉하마을 추모벽화 작업은 그동안 시골버스 정류장 등에 무료벽화 봉사를 해온 '좋은세상 만들기(대표 정수)'가 준비해왔고 진행한다. 정수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벽화를 그리기 위해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고 마침내 이렇게 성사가 돼 눈물도 날 것 같고 기분이 좋다"며 "좋은 결과를 이뤄내자"고 참가자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