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 입구인 천외촌.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중천문까지 갑니다
김혜원
등산이라면 머리부터 흔드는 제가 중국인들도 평생 한번 오르기가 쉽지 않다는 태산(泰山-해발1545m)에 오를 마음을 먹은 건 순전히 "태산위에 있는 좋은 호텔에서 잠을 자면 마치 신선이 되어 구름 위서 잠을 자는 기분일 거야"라는 남편의 달콤한 꼬드김 때문이었답니다.
화로 속처럼 더웠던 제남을 출발해 한 시간 정도를 달리니 태산의 입구인 천외촌에 당도합니다. 하늘을 찌를 듯한 거대한 돌기둥으로 유명한 태산의 입구 천외촌. 처음부터 걸어서 태산에 오를 생각은 하지도 않았던 터라 케이블카를 탈 수 있는 중천문까지는 버스를 이용합니다.
버스를 타고 설악의 미시령을 닮은 꼬불꼬불한 길을 돌고 돌아 중천문에 이르니 끝이 보이지 않는 태산 정상을 향해 수직으로 오르는 케이블카가 기다리고 있겠지요.
"이거 왠지 장난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걸. 무서운 건 아니지?"
"무섭긴. 스키장 리프트랑 비슷해. 하나도 안 무서워."
그러나…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는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깎아지른 절벽을 내려다보는 것도 가슴이 시려 죽겠는데 휭~ 하고 바람 한 자락이 지나가자 케이블카가 좌우로 흔들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이구야. 케이블카가 흔들리네. 어떻게 해. 어지러워 죽겠어. 멀미가 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