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이 세번째 총파업에 나서며 조합원들에게 띄운 글 전문이다.
언론노조 조합원 동지 여러분, 조합원 동지 여러분!
저는 동지들에게 다시 한 번 분연히 일어나 언론독립과 자유의 깃발을 높이 치켜 들 것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감히, 이것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선언합니다.
돌아보면 참으로 고단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언론을 찢어발겨 재벌과 조중동에게 던져줄 고깃덩이로 만들려는 정권에 맞서 싸웠습니다. 물밀듯 밀려오는 이명박의 졸개들을 맞아 베고 찌르고 후려치고 뒤엉켜 구르면서도 일보후퇴 없이, 일점타협 없이 당당하게 싸웠습니다. 그리고 두 번의 승리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이 뜨거운 7월 불볕하늘 아래, 우리는 세 번째 싸움에 나서야 합니다. 지난 3월 2일의 두 번째 승리가 불완전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의 압박에 못이긴 심약한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이라는 독수로 소수야당을 위협해, 마땅히 폐기되어야할 언론악법을 다시 살아나도록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다시 어둠이 내리고 있습니다. 하이에나보다 더 집요한 민주주의의 적들은 또다시 유령처럼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언론악법의 숨통을 끊는다는 각오로 일어나 주십시오.
지난 두 차례의 전투에서 우리는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12명의 언론인들이 수갑을 찼고, 20여명이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고, 6명의 YTN 해직기자들을 비롯해 50여명의 조합원들이 크고 작은 징계를 받았습니다.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몸으로 혹독한 겨울바람에 이어 뜨거운 불볕더위에 서야 하는 발걸음이 어찌 가벼울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가 다시 일어서지 않으면, 언론이라는 마지막 고지가 무너지면, 민주와 민생의 들판이 저들의 발길에 짓밟히고 만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우리가, 어떻게 이 참담한 현실을 그냥 두고 볼 수 있겠습니까? 굽은 것은 바로 펴고 썩은 것은 도려내야 하는 우리의 운명이 어떻게 이 싸움을 피할 수 있겠습니까?
다시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 자본의 개가 되어, 가난하고 약한 이들의 등을 치는 도구로 전락해,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치욕스러운 삶을 택하기보다 차라리 언론의 독립과 자유를 외치며 싸우다 쓰러지는 것이 언론노동자의 올바른 삶이라고 믿습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정권과 자본과 조중동의 삼각동맹에 맞서 우리가 지금 이 순간까지 언론악법을 훌륭하게 막아내고 있는 것이 어찌 우리들 힘만으로 가능했겠습니까? 촛불 한 자루로 군홧발에 맞서다 광화문 거리에 떨어트린 시민들의 핏자국, 6개월째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는 용산 철거민들의 참혹한 주검, 고향뒷산 벼랑에서 던져진 전 대통령의 으깨진 시신, 옥쇄파업 중인 쌍용자동차 일천 조합원들의 결사적인 저항, 870만 비정규 노동자들의 피눈물이 저들의 발길을 가로막고 있기에 우리가 아직도 버틸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제 우리 언론노동자들이 해야 할 일은 이 찢기고 상처 받은 모든 영혼들을 가슴에 안고 마지막 싸움에 나서는 것입니다. 언론악법을 끝장내고 민주주의를 사수하는 마지막 싸움에 반드시 승리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선언합니다.
동지 여러분, 우리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21일 여의도에서 만납시다.
2009년 7월 1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최상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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