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시장 상인들의 딜레마신진도 수산시장 상인들은 수산물도 팔아야되고, 갈매기도 지켜야 하는데 덮개를 덮어놓자니 갈매기는 막을 수 있지만 수산물이 가려져 관광객들이 볼 수 없으니 지키면서 달려드는 갈매기를 내쫒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김동이
"갈매기떼가 몰려들면 어디 가지도 못하고 하루 죙일 여기 서서 지키고 있어야 돼"
"뭘 지켜요?"
"뭐긴 뭐여 수산물이지. 잠시만 한눈 팔고 있으면 날아와서 수산물을 채 가니께"
"에이. 갈매기가 무슨 수산물을 물고 간다고 그래요? 사람들이 이렇게 잔뜩 있는데"
상인과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동안 갑자기 갈매기 한 마리가 매서운 속도로 날아오더니 이내 관광객들에게 팔려고 내놓은 대하 한 마리를 물고 잽싸게 날아간다.
"잠시만 한눈 팔면 저런다니까. 오늘 벌써 한 만 원어치는 물고 갔을껴"방금 눈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을 목격하고도 믿을 수 없었다. 정말 갈매기들이 겁을 상실했나보다.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는데도 그 사이를 뚫고 잽싸게 수산물을 낚아 채 갔다.
대하를 낚아 챈 갈매기는 멀리 도망가지도 않고 마치 상인을 우롱하듯 바로 위 상공에서 먹이를 꿀꺽하고는 다시 유유히 상공을 선회하기 시작했다.
"에이~ 이 눔의 갈매기 X끼들!"
"또 왜요?"
"팔에 X 떨어졌어. 드러워"이번에는 또 갈매기 배설물이 말썽이다. 먹고 싸고 참 이놈들 양심도 없다. 훔쳐먹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배설물 원자탄을 시도때도 없이 투하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를 극복하고 이제 막 조업활동이 활기를 찾고 있고, 이로 인해 수산시장 상인들의 얼굴에도 그림자가 걷히고 있는 마당에 수산물 도둑인 갈매기 때문에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겨 상인들은 울상이다.
특히, 겁 없이 조금의 틈만 있으면 달려들어 수산물을 낚아 채 가는 갈매기를 퇴치(?)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보니 더 속상하다. 손님들이 오면 회도 떠야 하고, 포장도 해야 되는데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갈매기가 달려들기 때문에 아무리 바빠도 한 명은 갈매기를 지켜보고 있어야 된다.
그렇다고 수산물을 덮어놓고 있자니 갈매기로부터 수산물은 보호할 수 있지만 수산시장을 지나다니는 손님들이 수산물을 볼 수 없으니 그마저도 좋은 방법이 되지 못한다.
"어쩔 수 없어. 지키고 서 있는 수밖에…."주말을 맞아 수산시장을 찾은 많은 관광객 덕분에 오징어가 동이 날 정도로 수산시장 매출은 많이 올려 한편으로는 다행이지만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한 갈매기 때문에 걱정거리 하나가 생겼으니 마음 편할 날이 없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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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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