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직 공무원이 도 선관위로부터 선거법 위반 사실을 지적받았다. 언론은 선거권을 가진 시민들에게 알려줄 의무가 있다. 그런데 도교육청 출입기자단은 의도적으로 묵살하면서 도교육청의 눈치를 살폈다. 엄연히 있는 사실조차 외면한 것이다."

권정호 경남도교육감이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공명선거협조' 조치를 받았는데, 1곳을 제외한 대부분 경남지역 언론사들이 보도하지 않았다. 이에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김애리․강창덕)은 22일 오전 성명서를 통해 지역 언론사를 비난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지난 6월 17일 권정호 교육감이 지역CA-TV에 출연한 방송프로그램을 시청하도록 산하기관과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경남선관위는 담당 공무원과 공보관에 대해 '각서 징구'와 '구두 경고', 권정호 교육감에 대해 '공명선거협조' 처분을 내렸다.

이번 공문 발송과 사전선거운동 혐의 처분과 관련해 전교조 경남지부는 지난 6월 24일과 7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히면서, 권정호 교육감의 사죄 등을 촉구했다. 그런데 이번 사전선거운동 처분과 관련해 <경남신문>과 <경남도민일보>, 마산MBC, KBS창원은 전혀 보도하지 않았고, <경남일보>만 지난 20일 보도했다.

전교조 경남지부 관계자는 "지역 언론들이 교육청의 사전선거운동 처분에 대해 왜 보도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면서 "전교조에서 보도자료를 냈는데도 보도하지 않았다. 이상하다"고 말했다.

강창덕 경남민언련 대표는 "도교육청과 권정호 교육감이 선관위로부터 사전선거운동혐의로 해당조치를 받았지만 지역 언론에서는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최소한의 정보를 시민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 언론의 최소한의 임무라고 볼 때,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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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민언련은 경남도교육청이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선관위로부터 처분을 받았는데도 지역 언론들이 보도하지 않았다며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진은 경남도교육청의 브리핑룸과 공보관실이 있는 복도의 모습. ⓒ 윤성효

▲ 경남민언련은 경남도교육청이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선관위로부터 처분을 받았는데도 지역 언론들이 보도하지 않았다며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진은 경남도교육청의 브리핑룸과 공보관실이 있는 복도의 모습. ⓒ 윤성효

 

"명백히 공적 도구를 사적 행위에 이용한 것"

경남민언련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권정호 교육감은 방송에 출연해 20분간 대담을 나누었는데 그 내용이란 것이 권 교육감 개인의 성장과정, 조부모와의 관계, 제자와의 관계, 가족관계 등 지극히 개인적이고 신변잡기적인 것에 불과한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도교육청은 교육감 개인 홍보물에 가까운 방송을 도교육청의 교육정책을 알린다는 명분하에 공문 발송을 해서 각 기관에 알렸다"면서 "공문 내용에는 케이블 방송사와 채널, 방송일자, 요일, 시간 등이 명시되어 있었다. 이는 명백히 공적 도구를 사적 행위에 이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남민언련은 "경남도민일보와 경남신문, 마산MBC와 KBS창원도 보도하지 않았다"면서 "지역에서 일어난 중요한 일을 지역신문과 지역방송 모두 외면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도교육청 공무원과 도 교육감이 선관위로부터 경고, 협조요청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언론이 단신으로라도 보도한 곳이 없었다"면서 "이는 명백히 언론 본연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도교육청 공무원이 선관위로부터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경고를 받은 것과 관련해 전교조에서 성명을 낸 소식을 보도한 곳도 <경남일보>를 제외하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경남민언련은 "언론은 기록성을 띠고 중요한 사실을 기록해놓을 필요가 있고, 특히 지역 언론이라면 지역에서 일어나는 작은 소식까지 지역민들에게 잘 전달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언론에서 의도적으로 기록하지 않는 역사는 계속해서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도교육청을 위한 언론사가 아니라 도민을 위한 언론사가 되어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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