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들어보지도 못한 '인권 문외한'"

대구 시민단체 "현 위원장 임명은 인권위 무시하는 처사... 양심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등록 2009.07.22 14:51수정 2009.07.2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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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 대구경북 지역 시민단체가 22일 오전 대구시 중구 국가인권위 대구사무소 앞에서 현병철 신임 국가인권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대구경북 지역 시민단체가 22일 오전 대구시 중구 국가인권위 대구사무소 앞에서 현병철 신임 국가인권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남승렬
▲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 대구경북 지역 시민단체가 22일 오전 대구시 중구 국가인권위 대구사무소 앞에서 현병철 신임 국가인권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남승렬

 

대구경북지역 시민사회가 '자질논란'에 휩싸인 현병철 신임 국가인권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37개 인권·시민단체로 꾸려진 '(가칭)국가인권위원회 제자리찾기 대구경북공동행동' 소속 회원 30여명은 22일 오전 대구시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는 국가인권위원장 인선 과정에서 공개적 추천이나 검증 과정 없이 위원장 내정을 강행, 인권분야에 관한 전문지식과 경험이 없는 인물을 임명했다"며 "이는 정부가 독립기관인 국가인권위를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문성과 인권 감수성이 결여돼 있는 현병철 신임 국가인권위원장 인선은 인권위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자진사퇴 ▲정부의 국가인권위 무력화 시도 중단 ▲국가인권위 독립성 보장을 주장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김동렬 운영위원장은 "국가인권위원장이란 자리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지만, 기관(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임명하는 과정에서의 절차가 매우 중요하다"며 "그러나 현병철 신임 인권위원장 임명 과정에서 인권단체의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신임 인권위원장은 인권단체에서 들어보지도 못한 인물"이라고 언급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경산이주노동자센터 김헌주 소장은 "안경환 전 인권위원장이 사퇴한 뒤 인권단체가 제안한 '국가인권위원장 자격 가이드라인'은 배제된 채, 위원장 인선은 소통과 검증조차 없이 너무나 급박하게 진행됐다"며 "전문성과 인권 감수성이 없는 현 인권위원장은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운동연대 서창호 상임활동가는 "8년 전 명동성당에서 투쟁을 하며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지켜주기 위한 마지막 보루로 국가인권위를 만들었는데, 인권에 문외한인 현병철 위원장이 인권위의 이러한 역사성과 당위성을 이해하고 안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자진사퇴하지 않으면 전국의 인권단체와 함께 사퇴 촉구 운동에 나서는 한편, 인권위 독립성 보장을 위한 투쟁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단체들이 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이유는 현 위원장 스스로 인정할만큼 인권에 관해 문외한이기 때문이다. 현 인권위장은 최근 내정 통보를 받은 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권현장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현 위원장의 취임식은 지난 17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인권단체의 반발로 무산돼 20일 열렸다.

 

<참고>

 

국가인권위원장 자격 가이드라인

공동작성: 가칭 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준비모임

국가인권위원회 독립성 수호 교수모임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로 약칭함)가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은 바로 적정한 사람으로 구성되는 일이다. 국가인권기구의 위상과 기능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제시한 국제문서인 파리원칙에서도 인권위 업무의 독립적 수행을 위해서 구성원이 중요하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파리원칙에 따르면, 인권위의 구성과 그 구성원의 인선에 인권관련 시민단체(NGO)와 노동조합, 전문가 단체 등의 참여와 협력이 가능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은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인권위원장의 인선절차 및 검증과정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러한 법률의 미비는 그 자체로 인권위의 독립성의 관점에서 만족스럽지 않을 뿐더러, 경우에 따라서는 인권위원장으로서 부적격한 인물이 위원장이 될 위험성마저 내포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현 정부가 인권사회단체 등 시민사회의 참여와 협력없이 그리고 공개적이고 투명한 인선 및 검증절차 없이 인권위원장 임명절차를 진행하려는 것에 대하여 큰 우려를 표명하며, 신임 인권위원장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자격요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국가인권위원장 자격 가이드라인의 개요

1.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인권에 관한 전문성, 경험, 그리고 인권지향성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2. 국가인권위 위원장은 인권위의 독립성을 수호할 의지가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3. 국가인권위원장은 정파적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운 인물이어야 한다.

4. 국가인권위원장은 국내 인권상황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그 문제점에 대한 개선의지가 뚜렷하며, 인권위 8년의 성과를 계승하고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5. 국가인권위원장은 국제인권기준을 국내에 실현할 의지가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6. 국가인권위원장은 국제사회에서 존중받으며, 국제사회의 인권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7. 국가인권위원장은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8. 국가인권위원장은 도덕적으로 청렴한 인물이어야 한다.

1.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인권에 관한 전문성, 경험, 그리고 인권지향성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르면, 인권위 위원은 "인권문제에 관하여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고 인권의 보장과 향상을 위한 업무를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자"(5조) 중에서 임명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우리는 여기서 인권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의 요건이 실질적으로 충족되는 인사가 위원장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려고 한다. 이것은 위원장이 인권에 대한 이론적· 전문적 지식이 풍부해야 할 뿐만 아니라, 충분한 기간에 걸쳐 인권현장에서 직접 인권의 문제를 다루어 본 사람이어야 함을 말한다. 단순히 복지시설을 몇 년 운영했다거나, 변호사 경력이 있다거나, 대학에서 인권이나 법 관련 과목을 가르쳤다고 해서 이 요건을 충족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또한 그동안 인권위원의 구성이 법조인 중심으로 이루어진 점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권위는 단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례들을 확인하는 기관은 아니다. 어떠한 법적 전문지식도 인권감수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실제 인권옹호를 위해 충분하다고 할 수 없으며, 인권의식이 결여된 법조인에게서 '활자화 된' 법리를 넘어 실질적 인권 개선을 위한 헌신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장애인,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 이주노동자들 비롯한 이주민 등 사회적 소수자들의 인권을 증진시키려는 지향성이 있어야 한다.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 인권은 인간의 권리가 아니라 인권침해자의 기득권을 보호해주는 언어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권은 정치를 넘어선 것이지만, 동시에 정치적 상황에 크게 좌우되기도 한다. 인권은 보편적인 인간 존엄의 요청이지만, 때로는 국가권력 혹은 사회의 지배집단의 정치적 도구로 전락하기도 한다. 인권에 관한 대립적이고 상충적인 담론 속에서 인권의 가치를 옳게 지키기 위해서는 인권의 자유란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이며, 인권의 평등이란 차별에 대한 거부임을 항상 상기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인권위원장에게 사회적 약자 혹은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공감능력은 필수적인 자격요건이라고 할 것이다.

국가인권위원장은 인권위를 대표할 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인권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상징적 인물이다. 충분한 기간 동안 진지하고 성실하게 인권의 보호와 증진을 위해서 노력한 사람만이 우리 국가인권위원회를 대표하는 인권위원장으로서의 자격이 있다.

2. 국가인권위 위원장은 인권위의 독립성을 수호할 의지가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 인권위의 독립성은 인권위가 자신의 임무를 다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국가인권위원회법 3조, UN핸드북 2장 B). 이는 인권위의 독립성은 항상 위협받을 수밖에 없음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인권위는 기본적으로 국가권력기관이나 거대 사적 기구와 맞서는 기구이다. 즉, 한 사회에서 권력을 가진 집단의 문제를 지적하고, 그들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하는 사명을 지닌 기구이다. 그래서 전 세계 어떤 정부든 인권위의 존재는 불편할 수밖에 없고, 어떻게든 인권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적당한 타협이나 정치적 술수가 아니라 인권에 대한 강력한 자기 확신을 가지고 권력기구에 당당히 맞서 인권의 가치를 수호할 수 있는 인물이 위원장이 되어야 한다. 최근 한국 정부는 인권위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두려는 시도를 하였을 뿐 아니라 국가인권위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조직축소 등을 강행한 바 있다. 이제 우리 인권위는 국가권력에 순치된 정부정책의 대변 기구가 되느냐 아니면 그러한 권력의 침탈에 맞서 그 독립성과 인권의 가치를 수호해 내느냐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차기 위원장을 포함한 인권위원장은 언제나 이러한 권력기구들의 독립성 훼손 시도에 직면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임 인권위원장은 무엇보다 현 정부 들어 그간 벌어진 인권위 관련 사태들에 대하여 명확히 이해하고, 인권위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기 위한 단호한 의지를 가진 인물이어야만 한다.

3. 국가인권위원장은 정파적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운 인물이어야 한다.

- 위에서 제시한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나 집권여당과 친분 관계에 있거나 그 정파적 이해와 연관되어 있는 인물이 위원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인권위의 가장 중요한 존재이유는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 그리고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의 인권보호이다. 그러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인권위는 당연히 국가권력 및 정치적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이처럼 강한 독립성이 요구되는 자리에 대통령의 측근인사 혹은 정치적 가신이 임명되면 어떠한 결과가 초래될지는 명약관화하다. 마찬가지로 인권위원장직을 정치 진출의 발판으로 삼으려고 하는 인물도 위원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떠한 정치적 유혹에서도 벗어나 평생을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옹호하고 인권 개선을 위하여 매진하려는 인물이어야 한다.

4. 국가인권위원장은 국내 인권상황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그 문제점에 대한 개선의지가 뚜렷하며, 인권위 8년의 성과를 계승하고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신임 인권위원장이 국내 인권상황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인물이라면 인권위원장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왜냐하면 인권위 본연의 임무인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수준을 향상시키는' 목적을 수행할 수 없을뿐더러 우리사회 인권 향상을 위한 독립적 기관으로서 의미를 무색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동안 국내인권상황에 대해 외면하며 인권위의 역할을 확대보다는 축소하자는 의견을 가진 사람이 위원장이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가인권위원장은 국내 인권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개선의지가 있는 사람일 뿐 아니라 인권위 8년의 성과와 한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그동안 인권위는 인권옹호를 위한 많은 결정례를 남겼음은 물론이고 인권 증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인권 정책 등을 권고하며, 활발한 인권교육을 벌여왔다. 인권활동가들을 비롯한 시민사회는 인권위가 내린 결정 및 권고 등이 비록 미흡하지만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인권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인권기준을 확립해 가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본다. 따라서 신임 인권위원장은 인권위가 설립된 이래 내려진 인권침해 사례에 대한 결정 및 정부 정책에 대한 권고 등을 수용할 뿐 아니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인권위원장은 작년 촛불집회 이래로 자행되어 온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제한과 경찰 폭력 내지 공권력의 오남용, 용산을 비롯한 강제철거의 문제점에 대한 권고, 일명 사이버모욕죄 등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안, 비정규직법, 국정원법 등의 문제점에 대한 권고 등의 인권위의 문제의식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만약에 신임 인권위원장이 인권위의 기존의 성과와 인권옹호의 전통들을 무시하거나 후퇴시킨다면, 그 인권위는 인권을 옹호하고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인권위가 아니라 인권을 방해하고 인권을 후퇴시키는 인권격하위원회가 되고 말 것이다.

5. 국가인권위원장은 국제인권기준을 국내에 실현할 의지가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인권위는 준국제기구로서 국제인권법의 국내 실현을 과제로 삼고 있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법(제2조)의 '인권'개념은 헌법이나 법률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가입·비준한 국제인권조약 및 국제관습법에서 인정하는 인간의 권리를 모두 포함한다. 즉 인권위의 활동은 국내법뿐만 아니라 국제인권법에 근거하는 것이다. 파리원칙이나 UN핸드북(4장 E) 역시 국제인권규범의 비준 ·승인의 촉구와 그 이행의 보장을 국가인권기구의 중요한 임무로 규정하고 있고, 우리 국가인권위원회 법에도 "국제인권조약에의 가입 및 그 조약의 이행에 관한 연구와 권고 또는 의견의 표명"(19조)이 인권위의 업무로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인권위원장은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인권기준을 국내에 실현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지닌 인물이어야 한다.

따라서 신임 인권위원장은 세계인권선언 이래 UN경제적 사회적 시민적 권리에 관한 규약(약칭 사회권규약), 정치적 시민적 권리에 관한 규약(약칭 자유권규약), 장애인권권리 협약, 아동권리협약, ILO, 인권이사회 등 국제법상 합의하고 발전시켜온 국제인권체제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특히 UN 자유권위원회, 사회권위원회 등에서 한국정부에 권고한 국가보안법 폐지, 사형제 폐지, 파업권 보장 및 공무원 단체행동권 보장, 강제퇴거 금지, 성적 지향을 포함한 차별금지법 제정,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과 대체복무제 시행 등의 요청들을 개인이 수용할 뿐만 아니라 정부가 수용할 수 있도록 촉구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이러한 국제인권법적 권고에 대한 신임 인권위원장의 입장은 인권위원장으로서의 자격을 가늠해 보는 좋은 시금석이 될 수 있다.

6. 국가인권위원장은 국제사회에서 존중받으며 국제사회의 인권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여야 한다.

우리의 인권위는 UN의 권고에 의해서 만들어졌음은 물론이려니와 세계 국가인권기구들의 모임인 국제 인권기구 조정위원회(ICC, International Coordinating Committee of National Institutions)의 사무국 역할을 UN 인권최고대표실에서 맡고 있는데서 알 수 있듯이 국가기구면서 동시에 준국제기구의 성격을 갖는다. 우리 국가인권위원회법(19조)에서도 인권위의 업무를 "인권과 관련된 국제기구 및 외국의 인권기구와의 교류·협력"으로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인권위원장은 국제적인 감각과 식견으로 국제사회에서 활동하여 국제사회의 인권증진에 기여할 수 있은 인물이어야 한다.

더욱이 현재 우리 인권위가 처해 있는 상황은 이러한 요건을 더욱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인권기구의 성공 사례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바야흐로 우리 인권위는 국제사회에서 국가인권기구의 역할 모델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우리의 전례를 전파하여 국제 사회의 인권증진에도 기여할 것이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안경환 위원장 시절 우리 인권위는 국제 국가인권기구 조정위원회의 부의장국이었다. 그러나 한국정부의 인권위 대통령 직속기구화 시도, 촛불집회 시 인권침해, 인권위 조직 축소 등 현 정권의 반인권정책에 의해 우리 인권위의 국제적 위상은 급속히 추락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임 인권위원장은 마땅히 국내외 인권단체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국제사회에서 기여할 수 있는 인물로 선출되어야만 할 것이다.

7. 국가인권위원장은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 국가인권위는 국가기구임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끊임없이 귀를 기울이고 협력해야 하는 기구이다. 시민사회의 협력은 인권위가 권위주의적 기관이 되거나 관료화의 유혹에 빠지는 것을 막게 해준다. 또한 그러한 협력을 통해 인권위는 인권현장의 실태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며, 인권위의 권고에도 사회적 비중이 실리며, 그 이행의 실현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파리원칙이나 UN 핸드북(2장 E), 국가인권위원회법 (19조)에서 인권 관련 시민사회단체와의 협력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따라서 인권위원장은 열린 마음으로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시민사회와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8. 국가인권위원장은 도덕적으로 청렴한 인물이어야 한다.

국가인권위의 결정은 아무런 강제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권위의 결정이 수용되고 존중되는 이유는 바로 위원회의 위원들의 인적 구성이다. 인권 현장 활동, 인권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덕망으로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물들로 구성된 위원회 그 자체가 바로 인권위가 미치는 사회적 권위의 원천이다. 특히 위원장은 인권위의 인격적 대표자로서 그 누구보다 도덕적으로 청렴해야 시민사회의 지지와 존경을 받을 수 있다. 과거 부정부패에 연루되었거나 탈세나 각종 비리를 저지른 경력이 있는 자가 위원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2009.07.22 14:51ⓒ 2009 OhmyNews
#국가인권위원회 #현병철 #인권위 대구사무소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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