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영 권우성 한만송
설상가상. 이날 경기도 의회에서는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급식 예산이 한나라당 의원 100% 찬성으로 전액 삭감됐습니다. 그리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을 향해 한마디씩 했습니다. "모르면서 아는 척 하지 말고 배워라" "무상급식은 묻지마식 수천억 살포에 불과하다". 이 기막힌 현실이 두 번째 머리기사로 올려졌습니다.
이날 또 쌍용차 노조에 의약품을 전달하려던 의사를 경찰이 강제연행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그 기사에 이런 댓글을 달았습니다. "전쟁 중에도 의료품 구호는 허락되는데…" 노동자를 전쟁터의 적보다 더 적대적으로 대하는 '민중의 지팡이'의 '생얼'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저는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본부장(편집국장)으로서 이날 그런 머리기사들을 배치하면서 참혹한 심경이었습니다. 사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입니다. 누리꾼 '이순신'이 올린 댓글에서는 '공포정치'의 체감기온이 느껴집니다.
"분합니다. 대한민국이 무섭습니다. 잡아갈까 두렵습니다. 커서가 깜박이지만 이 분함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이 너무나 캄캄합니다. 이제 우리에게서 민주주의는 영원히 사라지는 겁니까? 국민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나라." 하지만 절망도 함께 빚으면 희망입니다. 분노도 함께 연대하면 기쁨입니다. 누리꾼 '유목민'은 "이명박식 유신선포에 대항해 함께 깨어 있자"고 호소합니다.
"철저한 소수자·약자 배제와 절대적 승자독식인가. 거대신문 조·중·동에다 방송 특혜까지 줘가면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 짓밟고 그 견제세력을 말살시키려고 하니 이 나라를 영원히 동토의 나라 겨울공화국으로 만들려고 하는가… 이제부터 2009년 유신이 선포되었지만 결국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망하고 말 것이다. 하늘의 뜻이 아니기에 그리고 국민들 민생과는 전혀 관계없기에. 이제 나라의 주인들이 다시 깨어 조직적 힘을 발휘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조중동 방송에도 맞설 수 있는, 작지만 바로 선 언론으로민주주의가 압살당하는 날, 상암동 <오마이뉴스> 편집국에 앉아 시시각각 올라오는 누리꾼들의 댓글을 읽으면서 다짐을 해봅니다. <오마이뉴스>는 오늘 누리꾼들이 흘린 눈물이 한순간의 탄식에 그치지 않도록 기록할 것입니다. 권력의 오만한 힘에 의해 국민의 영혼이 압살당하는 현장을 생생하게 고발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지성을 모아 '이명박 이후'의 대안을 제시하는 작업도 하겠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조중동 신문뿐 아니라 조중동 방송에도 맞설 수 있는, 작지만 바로 선 언론이 되려고 합니다. 그러려면 <오마이뉴스>가 어떤 권력과 자본의 힘에도 휘둘리지 않을 자립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 7월 8일부터 시작한 '10만인클럽 희망선언'에 22일 현재까지 4천5백여 명이 참여해주셨습니다. 동참해주신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1달에 1만 원, 여러분의 참여가 오늘의 절망을 희망의 연대로 만들어갈 것입니다. 격려와 채찍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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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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