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 마을에 있는 정자. 이곳에 앉아서 바라본 바다가 너무나 아름답다.
전용호
쉬어가자. 정자에 앉아 바다를 보니 너무나 시원하다. 한참을 앉아 있어도 떠나기가 싫다. 차가 한 대 앞으로 머뭇거리더니 지나간다. 조금 있으니 되돌아온다. 자리를 비워줘야 하나보다. 여기에 앉아 바다를 보려고 마음먹고 온 것 같다.
이어지는 길, 이어지는 마을바다를 활처럼 안고 있는 이곳은 장수리(長水里)로 부른다. 원래는 공정, 자매, 수문, 장척, 장등 마을로 구성되어 장척과 수문의 앞 글자를 따서 장수라 했다. 하지만 장척과 장등, 수문 마을이 분리되고 지금은 자매, 공정 두 마을을 장수리라고 한다.
다시 길을 걷는다. 장수리는 굴구이가 유명하다. 지금은 제철이 아니어서 텅 빈 비닐 천막이 휑한 느낌이다. 자매마을을 지나 삼거리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간다. 여전히 길은 한가하다. 가끔 드라이브하는 차들이 한두 대 정도 지나간다.
돌담이 아름다운 수문동을 지나고 장척마을을 지난다. 도로는 구불거리며 원만하게 오르내리는 편안한 길이다. 적당히 구불거리는 도로는 눈이 즐겁다. 아름다운 선을 마음껏 즐긴다. 그 선을 따라 걷는다. 걷는 내내 바다와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