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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미야 놀자!! 손자 아이 도영이가 요즘 오전이면 아파트 단지 수백그루의 느티나무에 앉은 매미잡기 놀이 삼매경에 빠져 시간 가는줄도 모른답니다. ⓒ 윤도균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손자 아이 도영이가 여름 방학을 맞이하였지만 오히려 방학하기 전 학교에 다닐 때보다 더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네요. 우선 아침에 일어나면 9시까지 아파트 단지 노인정에서 전직 교장 선생님을 역임하셨던 훈장 선생님들께서 아파트 단지 초 중등생들에게 우리나라 전통예법과 한문 교육을 무료로 방학기간에 가르쳐 주셔서 도영이의 하루 시작은 한문교실 가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시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하는 공부방에서 한 시간 공부를 하고 돌아와 점심을 먹고 오후 1시부터 피아노, 영어, 태권도, 수영, 그리고 마지막으로 화·목요일은 학습지 공부를 하다 보니 이제 9살 된 손자 아이가 방학하였어도 할아버지가 손자 아이 얼굴 보기 정말 쉽지 않네요. 아무리 공부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 어린 아이들에게 이렇게까지 저렇게 힘들게 공부를 시켜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도영이 할아버지인 내가 너무나 골통 구세대라 그런지 좀처럼 이해가 쉽지 않네요. 그래서 맘먹고 도영이 할머니에게 저 어린 아이에게 어른들 기준으로 너무 무리하게 공부를 시키자는 것 아니냐고 말을 하며 방학도 했으니 두 과목 정도는 빼고 그렇지 않아도 놀기 좋아하는 아이를 마음대로 좀 뛰어놀 수 있게 하라고 몇 번을 당부해도 '할아버지는 잠자코 계세요.'
요즘 아이들 다 그렇게 시키고 있어요, 하면서 당장 할아버지가 낮에 어린이 놀이터나 아파트 단지 청소년 쉼터에 나가 아이들이 있나 없나! 한번 보라고 핀잔을 하네요. 그러니 어쩌겠어요 할머니가 손자놈 공부 가르치겠다는 욕심이 저렇게 지극 정성인데 괜히 말했다가 본전도 빼지 못하고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면서, 그래요 당신이 알아서 해요.
하지만 아이들은 어려서 맘껏 뛰놀고 자연과 함께 친숙해질 수 있는 견학이나 체험을 해야 하는데 아이가 시간이 없으니 너무 안타까워서 그래요. 당신이 도영이 좀 한번 봐요. 아이가 키만 삐쭉 크지 살이 붙질 않아 완전히 베트남 아이들처럼 너무 메말라 보여서 그래요. 그리고 옷을 벗으면 정말 보기 민망할 정도로 아이가 야리야리한 것 당신은 못봐요? 하고 한마디 던져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