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핑크스.이집트의 유명한 상상의 동물인 스핑크스는 이번 특별전에서 한쌍으로 출품되었다.
파라오와 미라
이집트의 상상의 동물이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아마 이 질문에 모든 사람들이 스핑크스(Sphinx)를 말할 것이다. 그만큼 스핑크스는 이집트에 있어서 피라미드와 함께 대표적인 아이콘이며 중요한 문화재이다. 스핑크스라고 하면 '아침엔 네 다리, 점심엔 두 다리, 저녁엔 세 다리로 걷는 동물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떠오르지만, 사실 이 질문은 그리스신화의 오이디푸스(Oidipous)설화에서 나오는 이야기이지, 이집트의 그것이 아니다.
그리스신화의 스핑크스는 암컷으로 나오지만, 이집트신화의 스핑크스는 수컷이며 온순한 성격에 사자의 힘과 인간의 지혜를 합친 존재이며 이집트어로는 '루키'나 '쉐세프 앙크'로 불리며 스핑크스라는 말은 이게 변화하여 전래된 그리스어이다. 또한 '하르마키스(Harmachis)'라는 이름도 있는데, 이는 '지평선의 호루스'라는 뜻이다. 이를 미루어 보아 스핑크스가 바로 태양을 상징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한 흔히 알려져 있는 것과는 달리 스핑크스가 숫양의 머리로 표현된 것도 있는데, 이는 카르나크의 아몬-라 대신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특별전에 초대된 스핑크스는 2마리가 한 쌍으로 되어 전시되어 있다. <세라페움의 스핑크스>라는 이름의 이 유물은 사자의 몸통에 네메스 두건을 쓴 파라오의 머리를 조합한 모습이다. 이 스핑크스에는 그리스어로 된 낙서가 보이는데, 이는 프톨레마이오스 시대에 세라페움을 방문한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남긴 것이다. 우리나라의 문화재 중에서도 이러한 경우가 더러 있으며, 문화재 보존의 측면에서 보면 결코 좋지 않은 행위라는 점에서 씁쓸함이 느껴진다.
이집트 신화에서는 다양한 동물들이 그 숭배의 대상이 된다. 그 숭배의 대상은 주요 신이나 도시의 신인데, 이게 절대적인 척도로 되지 않는 곳들도 있어서, 서로 숭배의 대상이 다른 동물들을 죽임으로서 전쟁이 벌어지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집트인들은 동물들이 각기 가진 능력들을 주목하였고, 이를 인간과 결합시켜 신격화 하였다.
그리고 이는 신앙의 하나로서 숭배의 대상이 되었으며, 스스로 자청하여 악어의 먹이가 되거나, 죽은 뒤 인간도 되기 힘든 미라로 만들어지는 등, 우리의 상상을 넘는 일들이 비일비재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에 대해 의문과 경멸의 눈빛으로 보기보다, 문명에 대한 이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진정한 이집트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5월 30일 국립중앙박물관 이집트문명전에 갔다와서 쓴 글입니다. 이집트의 신성한 동물들에 대해 다뤄보았습니다.
이집트문명전은 4월 28일부터 8월 30일까지 전시되며, 현재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특별 야간개장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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