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앞에 작아지는 중국

[데일리차이나] 자연재해 발생할 때마다 대형참사 악순환

등록 2009.08.04 20:12수정 2009.08.0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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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국토가 넓고 인구가 많다보니 재난에 대응하는 반응속도가 상대적으로 늦고 많은 재산피해 및 인명피해가 발생한다. 그래서 일 년 내내 끊임없이 이재민이 발생하고 그들에 대한 지원과 피해지역 재건에도 막대한 예산이 투자된다. 재난 이후의 재건(灾後重建) 상황을 알려주는 전용사이트(www.sczhcjw.cn)가 운용될 정도이다. 재난을 통해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고 그를 통해 발전을 이루겠다는 조금은 역설적인 논리까지 엿보인다. 

a 중국 재난후 재건 인터넷 사이트 허리를 굽히지 말고 아름다운 강산을 이루자는 구호가 보이지만 전국 곳곳이 재해의 상처로 멍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 재난후 재건 인터넷 사이트 허리를 굽히지 말고 아름다운 강산을 이루자는 구호가 보이지만 전국 곳곳이 재해의 상처로 멍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後重建網


2009년 상반기에만 2억 2천여 명의 이재민에, 384명 사망, 24명이나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재산피해액은 391억 4천 위엔(우리돈 약 7조원)에 달했다.

동북부와 서북부지역은 봄 가뭄으로 파종이 불가능했으며 초원에 풀이 자라지 않아 목축업도 거의 손을 놓았다. 여름에 접어들면서는 창장(長江) 유역에 집중호우로 많은 피해가 속출했다. 이 지역은 싼샤(三峽)댐 준공 이후 수위가 높아지면서 지반이 약한 상황이여서 더 더욱 피해가 컸다. 댐의 저수량이 증가하면서 수증기의 증발량도 증가하여 이 지역에는 예년보다 많은 폭우가 쏟아지고 있어 피해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동남부의 해안지역은 3-4개의 태풍이 직간접적으로 많은 피해를 불러 왔다. 남중국해로 둘러싸인 해안선은 1만 4000km에 달해 연간 평균 7개, 최다 12개까지 태풍이 해안지역을 강타하고 있다.

2008년에 태풍으로 인한 이재민은 3375만 명, 재산손실은 275억위엔(우리돈 약 5조)에 달했다. 최근에는 태풍의 시기가 4월로 빨라졌으며 10월까지 지속되는 경향을 보이면서 숫자도 두 자리 수로 느는 추세여서 그 피해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20세기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낳았던 사이클론은 1922년 8월 2일 저녁, 광동(廣東)성 산터우(汕頭) 일대를 강타했다. 4m에 달하는 파도가 산터우 시내를 덮쳤는데 가옥의 절반이 완전 파괴되고 5/6가 침수되었다.

바다에 떠 있던 배들은 산 정상과 산허리에 걸쳐졌고 사람들의 시체가 바다를 가득 메웠다. 사망자만 7만에 달했으며 바닷물이 덮친 농경지는 2년이 지나서야 경작이 가능할 정도였다고 한다. 영화 <해운대>와 같은 아비규환 상황이 컴퓨터그래픽이 아닌 실제로 벌어졌던 것이다.


산터우시에서는 1969년 7월 28일에도 강력한 사이클론이 해안을 덮쳤지만 뼈아픈 과거의 경험을 통해 이미 제방을 쌓고 대피시설을 완비한 후라 1천여 명이 사망,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고 한다.

대규모 자연재해 다음에는 늘 '천재가 아닌 인재' 라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반복되는 자연재해에 대한 예방대책이 미흡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중국에서는 태풍 하나가 상륙할 때마다 최소한 100여 명 정도가 사망한다. 조기경보시스템과 재난에 대비한 안전시설과 안전훈련 등이 절심함에도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의문스러울 정도이다.


황사, 가뭄, 홍수, 폭우, 태풍, 해일, 지진 등 자연재해가 덮칠 때마다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몇 백만 명씩 인명피해가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분명 정상적인 시스템이라고 보기 어렵다.

중국 자연재해 경감 공정을 운영하는 등 과학적인 시스템 구축과 대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중국인들의 안전불감증과 낙후된 시설과 열악한 경제조건 등으로 인해 구조적으로 대형참사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자연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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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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