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카에 실려 나오는 부상 노동자정리해고에 반대하며 77일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점거농성을 벌였던 노조원들이 노사합의 후 6일 밤 농성을 벌였던 도장공장에서 나오고 있다. 다리를 다친 한 부상자는 리어카에 실려 공장에서 나온 뒤 구급차에 오르고 있다.
권우성
서맹섭 쌍용자동차 비정규직지회 부지회장 역시 입원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았지만, 현재까지 평택경찰서에 연행돼 있다. 그는 5일째 음식을 먹지 못한 채 물과 약만 먹고 있다고 한다. 이미 체포영장도 발부된 터라, 48시간이 지나도 계속 구금될 가능성이 크다.
86일간 굴뚝농성을 했던 서 부지회장은 연행 3일 전부터 위통 때문에 음식을 먹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6일 아침에 전화했더니 '죽을 것 같다'고 하길래 '내려와서 병원 가자, 조금만 참고 버텨라'고 했는데 이날 협상이 타결됐다"면서 "연행될 때부터 경찰에 심한 고통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서 부지회장은 경찰서에서 연행된 뒤 바닥에 구를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서 부지회장은 결국 7일 오전 병원에서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검사결과 병명은 '역류성 식도염'과 '식도궤양'. 담당 의사는 소견서에서 "가능한 금식 및 입원치료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약 8주간 약물 치료를 하고 4주 뒤에는 내시경 치료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검사 당시 병원에서는 경찰과 노조 사이에 실랑이도 벌어졌다. 서 부지회장과 동행했던 노조 관계자는 "내시경 검사가 끝나자 경찰이 수갑을 채웠다, 환자가 힘들어하는 데다가 의사 진료도 받아야 해서 풀어달라고 항의하니까 형사가 '포승까지 채우겠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경찰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대화를 시도했지만, 평택경찰서 측은 "수사 중인 내용이라서 말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최대한 선처" 약속하더니, 노동자는 폭도?권영국 변호사는 "이번 조치에는 노동자들을 폭도로 보는 경찰의 시각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피의자를 적대적으로 바라보면 인권이 굉장히 제한되거나 무시당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의 지적대로, 경찰은 지난 5일 진압작전에서 이미 '대테러용'인 고무탄환총을 소지했다. 6일 연행 과정에서는 사복경찰이 연행되는 노동자의 머리를 곤봉으로 내리치는 모습도 목격됐다.
시민사회단체는 경찰의 사법처리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희생한 노조 조합원들을 무리하게 연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 7일 경찰청 앞에서 한국진보연대 등 사회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면서 "쌍용차 회생에 수수방관했고 경찰력을 동원하여 살인진압을 한 정부가 이제 와서 파업노동자들의 대량 사법처리에 매달리고 있다"고 꼬집고 "경찰의 대량 사법처리는 어렵게 이룬 타협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앞서 지난 6일 쌍용자동차 노사는 구조조정안에 합의하면서, 형사상 책임을 최대한 선처하도록 노력하고 민사상책임은 회생계획 인가가 이뤄지는 경우 취하하기로 했다.
조현오 경기경찰청장과 김경한 법무부 장관 역시 지난 5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자진해서 6일까지 공장을 나서는 노조원에 대해서는 최대한 선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