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쇠말뚝을 박았다는 백이산
서정일
필자의 '낙안군 101가지 이야기' 연재가 시작된 이후, 지역민은 물론 출향인들로부터 다양한 지역 이야기 제보가 들어왔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낙안 오봉산, 백이산, 벌교 제석산에 일제가 박아놓은 쇠말뚝이 많다는 얘기다(강금배씨 제보).
이후, 지역민들이 들려주는 쇠말뚝 얘기를 들어보니 "지난 80년대부터 뜻있는 지역민들이 주변산을 여러 차례 뒤져봤지만 찾지 못했다"면서 "작은 쇠말뚝이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깊숙이 숨겨져 쉽게 찾지는 못했지만 분명 일제가 낙안, 벌교 주위 산에 많은 쇠말뚝을 박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비록 이 지역에서 실제 쇠말뚝을 찾는데는 실패했지만, 이미 일제가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전국 곳곳의 산에 쇠말뚝을 박았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임을 들어 이 지역에도 쇠말뚝을 박아뒀지만 찾지를 못한 것으로 주민들은 확신하고 있다. 또 그들은 하루빨리 쇠말뚝을 찾아 뽑아내야 지역의 정신이 바로서고, 지역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제강점기때 용머리가 잘리고, 산허리가 꺾이고, 혈맥에 쇠말뚝이 박혀 인물이 나지 않고 쇠퇴해 간다는 지역민의 믿음과 주장은 굴곡 많은 옛 낙안군 지역의 변천사와 맞물려 지역민들 사이에서 확신으로 퍼져 있다. 실제로 일제가 한국의 민족정기 말살을 목적으로 전국적으로 이런 만행을 저질렀다는 점을 생각하면 "나라를 빼앗기면 국민만 망가지는 게 아니라 국토도 망가진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이구동성 입을 모으고 있다.
낙안군과 낙안군 폐군(廢郡) |
현재의 순천시 외서면을 비롯해 낙안면, 별량면 일부, 보성군 벌교읍 그리고 고흥군 동강면, 대서면 일부의 땅은 옛 낙안군이었다. 101년 전인 지난 1908년 10월 15일, 일제는 항일투쟁무력화, 동학혁명진원지분산, 침략거점도시화를 위해 낙안군 자체를 없애버리고 주민들을 인근 지역 세 곳으로 강제 편입시켰다. |
덧붙이는 글 | 예고: [09-024] 관광지에서는 식사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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