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한 평생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했고,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분투했다."
- <환치우시보>(環球時報)
18일 오후 관영 <신화통신>과 CCTV를 비롯한 중국 언론매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김 전 대통령은 일생을 반독재와 민주주의 쟁취를 위해 여러 번 투옥됐고 두 차례나 목숨을 잃을 뻔 했다"며 "1998년 김대중 정부의 탄생은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기나긴 군사독재정권의 종말과 진정한 민주주의 정치의 시작이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주요 포털사이트들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메인 톱뉴스로 전했다. 서거 후 1시간 만에 김 전 대통령 서거 특집 코너를 마련해 큰 관심을 표시했다.
특집 코너를 김 전 대통령의 프로필, 정치 역정, 주요 정견, 관련 뉴스 등과 각종 사진과 함께 채웠다. 유명 블로거의 평론과 누리꾼의 추모사도 배치해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치밀하게 준비해 왔음을 보여주었다.
"한 평생을 민주주의에 헌신한 '화해'의 지도자"
중국 정부는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지만, 중국 내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은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통하며 추모했다.
스인홍(時殷弘)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은 햇빛정책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했고 2000년 6월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역사적인 회담을 성사시켰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서방세계에 수많은 지지자를 가진 몇 안 되는 아시아의 정치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같은 대학의 팡중잉(龐中英)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의 한 평생은 '화해' 두 글자로 요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팡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이 실시한 햇빛정책은 북한과의 긴장된 적대관계를 해소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를 계승하면서 한반도는 10년간 안정된 평화체제를 구축했다"며 "서거 며칠 전 오랜 정적인 김영삼, 전두환 두 전직 대통령이 병문안을 와 오랜 적대관계를 풀고 화해하는 극적인 장면도 연출됐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극복하고 경제성장시킨 위기 극복의 지도자"
중국 누리꾼들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주요 포털사이트의 서거 관련 뉴스에는 수백 개의 댓글이 실리며 국제 뉴스 중 가장 많은 댓글 수를 기록하고 있다.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김 전 대통령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하며 추모했다.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의 한 누리꾼은 "김 전 대통령은 한 평생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위대한 업적을 이룬 지도자"라며 "내 인생도 그처럼 풍부하고 다채롭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현직 공무원이라는 상하이의 한 누리꾼은 "김 전 대통령은 한국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라며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일생을 전제주의와 투쟁하면서 한국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공로는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이저우(貴州)성의 한 누리꾼은 "김 전 대통령의 정치 역정에는 분명 비판받을 만한 오점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아시아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한국 경제를 성장시킨 업적은 영원토록 빛날 것"이라고 남겼다.
"남북한 관계 개선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
중국 내 일부 전문가는 북한 정부의 공식적인 조문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류장융(劉江永) 칭화(淸華)대학 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은 "김 위원장이 최고위급 인사를 보내 조문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국정부가 조문 정국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냉각된 남북한 관계 개선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한 한국 교민들은 분향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재중 한국인회는 베이징 총본부 사무실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조문객을 받기로 했다.
정효권 재중 한국인회 회장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한 획을 그으신 거목이 쓰러지셨다"면서 "김 전 대통령은 조국의 민주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고 남북 화해의 물꼬를 트셨으며 평화통일의 기초를 닦으신 분"이라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2009.08.18 19:56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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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평생은 '화해' 두 글자로 요약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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